토플 '원정시험' 수험생 고생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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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미국 유학을 준비하고 있는 송민호(宋珉浩.28.광주시 광천동)씨는 최근 유학상담소를 갔다가 큰 부담을 안고 돌아왔다.

올 10월부터는 토플이 문제지를 사용하던 기존 방식에서 컴퓨터 앞에서 치르는 방식으로 바뀌기 때문에 시설이 있는 서울이나 대구까지 가야 한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6월까지는 이미 토플 접수가 마감(서울지역만 5월 27일 추가 실시)돼 기존 방식의 시험은 7~9월 안에만 가능하다.

宋씨는 "교통비와 숙박비를 들여 서울이나 대구까지 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막막하다" 며 "게다가 4시간 정도 버스에서 시달리다 보면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시험을 보기 힘들다" 고 호소했다.

유학 준비를 시작한 김병진(金炳辰.34.경남 창원시)씨도 마찬가지다.

그는 "아직 공부가 미진해 컴퓨터로 토플을 볼 수밖에 없는 처지인데 대구에서 시험을 보더라도 가는 데에만 3시간 이상 걸린다" 고 푸념했다.

미국교육평가원(ETS)의 한국 대표기관인 한.미교육위원단이 10월부터 'TOEFL-CBT(computer-based test)' 를 도입하기로 해 수험생들의 큰 불편이 우려된다.

지금은 서울.인천.부산.대전.광주.포항 등 14곳에서 토플 시험을 치를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수험생들은 "미국계 기관이어서 고객마인드보다 자신들 편의만 내세우는 것 아니냐" 는 비판을 하고 있다.

수험생은 월 9천여명에 이른다.

게다가 비용도 문제지 방식(80달러)보다 20달러가 비싼 1백달러로 책정됐다.

토익 시험은 2만~3만원이면 치른다.

한.미교육위원단측은 "지방 수험생은 3천여명 미만" 이라며 "10월 이후 불편이 가중되면 본부에 다른 지역 추가 설치를 건의하겠다" 고 밝혔다.

교육위원단은 서울의 경우 잠정적으로 마포구 염리동 위원단 사무실에서 토플용 컴퓨터 1백69대를 운영할 계획이며 대구는 사무실을 구해 30대를 설치할 계획이다.

새 방식에서는 다만 매일 2회 시험을 치를 수 있게 된다.

위원단측은 "문제풀이에 앞서 연습문제가 주어지므로 수험생들이 반드시 컴퓨터 사용에 능숙하지 않아도 된다" 고 설명했다.

예제 문항들은 웹사이트(http://www.toefl.org)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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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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