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한 채 값에 팔린 8만 석 돔경기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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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시 인근 폰티액 명물이었던 ‘폰티액 실버돔(사진)’이 최근 경매에서 58만3000달러(약 6억7000만원)에 팔렸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26일 보도했다. 이 지역은 GM·포드·크라이슬러 등이 자리 잡고 있는 자동차 산업의 메카로 명성을 날리다 미 자동차 업계의 몰락에 따라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도시다. 1975년 문을 연 초대형 ‘폰티액 실버돔’ 건설에는 총공사비만 5570만 달러(약 657억원)가 들어갔다. NYT는 “51만4000㎡ 부지와 8만 석 규모의 경기장이 뉴욕 맨해튼의 방 하나짜리 아파트보다 싼값에 팔린 셈”이라며 “디트로이트 지역의 몰락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불룩한 은색 빗금 지붕으로 유명한 실버돔은 2001년까지 미식축구팀인 ‘디트로이트 라이언스’의 홈구장이었다. 마이클 잭슨과 롤링 스톤스, 엘비스 프레슬리가 공연했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9만 명이 참석한 가운데 미사를 집전했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미국 자동차 산업의 침체로 디트로이트가 직격탄을 맞고, 디트로이트 라이언스 팀이 2002년 포드 필드로 홈구장을 옮긴 뒤 이 경기장은 위기를 맞았다. 이후 카지노나 마이너리그 야구장, 엔터테인먼트 테마파크 등으로 개조하려던 계획도 무산되며 매년 150만 달러의 유지비만 까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실버돔을 사들인 회사는 축구경기장으로 개조해 재개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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