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언더 더 선… 숫총각과 이혼녀의 만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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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40세가 되도록 숫총각인 시골 청년 올로프. 번듯한 집과 먹고 살만한 땅, 자동차도 있지만 짝을 만날 기회가 적은 데다 숫기마저 없어 노총각 신세를 못 면한다.

어느 날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신문에 광고를 냈다. '숙식 보장-가정부 구함-사진 첨부 요망' .속이 빤히 보이는 광고지만 효과가 있었다.

며칠 뒤 가방만 하나 덜렁 들고 나타난 여인. 엘렌이라고 이름을 밝힌 그녀는 싹싹하고 부지런하고 마음씨도 곱다. 그러나 순박한 올로프는 속만 끓이면서 전전긍긍한다.

한편 올로프의 유일한 친구 에릭은 플레이보이다. 착 달라붙는 바지를 입고 허풍만 치고 다니는 그는 '여자 다루는 법' 에 관해 자칭 '도사' 다.

에릭은 엘렌 주위를 맴돌면서 그녀를 유혹하려고 하고 올로프는 이를 알면서도 자신감이 없어 더더욱 의기 소침해진다.

스웨덴 영화 '언더 더 선' 은 한가로운 시골 풍광을 배경에 깔면서 마음이 깨끗한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풀어간다.

같은 스웨덴 영화로 곡마단 여성과 육군 중위의 애정한 사랑을 그린 '엘비라 마디간' 을 떠올리게 하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올로프와 에릭의 사랑은 신분의 차이를 넘어선, 사회적으로 금지된 사랑은 아니다.

육체적으로 건강하면서도 소심한 숫총각과 한번 결혼한 이력이 있지만 마음이 따뜻한 여성의 지극히 '건강한 만남' 을 그리고 있다.

바람둥이 에릭을 등장시킨 건 극적 긴장감을 주면서 사랑이 고갈돼가는 현대인들에 대한 '경고' 의 의미가 있다.

시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하늘 아래 새로운 건 없는 법' 이라고 제목이 말하고 있다.

2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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