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영어학습 2제] 진주교대 정용주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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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진주교대 영어교육과 정용주(鄭容柱.51)교수는 '토종' 영어교수다. 대학부터 박사학위를 받을 때까지 국내에서만 공부했다.

그의 유창한 발음을 들으면 외국 유명대학을 졸업한 것으로 착각이 들 정도. 그러나 鄭교수는 방학을 이용해 미국을 몇 차례 다녀 왔을 뿐이다. 강의방법도 독특하다.

매주 한가지 주제를 정해 학생들이 발표하는 토론식 수업. '나의 희망' '운전' 등 주제에 따라 학생들이 영어로 발표하도록 한다. 강의 도중 잘못을 지적하지 않는다. 그러면 학생들이 주눅 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강의방법을 고집하는 것은 국내에서 어렵게 영어를 공부한 경험 때문. 영어로만 말하기로 약속한 3~4명의 친구들과 시내버스.학교.하숙집 등에서 모두 영어만 사용했다.

영어테이프를 틀어놓고 거울 앞에서 입안이 헐 만큼 혀와 턱을 움직였다. 국내문학작품을 번역하면서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도 계속했다.

이렇게 공부한 그는 조기유학에 대해서는 비판적이다. "어릴 때 부모 품을 떠나 영어만 배운다는 것은 단점이 많지요. 토플점수와 돈만 있으면 나중에 언제든지 나갈 수 있습니다."

그는 영어로 수업하려는 교사들을 위해 '영어로 읽는 삶의 지혜-English Message' (다락원)라는 책을 최근 펴냈다. 생활의 작은 가르침에 관한 영어표현을 쉬운 단어로 1백여개 상황별로 정리했다.

그는 "가슴에 와 닿는 영어문장을 많이 접하면 학생들이 영어에 대한 흥미를 가질 수 있다" 며 "골프 연습하듯 영어에 젖어 사는 생활이 중요하다" 고 강조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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