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건설부문, 난방 안 해도 따뜻 … 친환경기술 덕분이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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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이 화석에너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에너지·탄소 제로(0)’ 건축물을 선보였다. 그린투모로우 마당에 설치된 풍력발전. 풍향에 상관없이 발전할 수 있는 발전기다. [삼성물산 제공]

아침나절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요즘에도 경기도 용인 동백 그린투모로우 내부에 들어서면 온기가 가득하다. 그린투모로우 내부온도는 22도다. 지열시스템만으로 난방하고 진공단열재, 이중외피, 3중창, 옥상녹화 등으로 내부 열 손실을 최소화해 별도 전력이나 화석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따뜻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국내 최초로 친환경기술을 써서 화석 에너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이산화탄소도 발생시키지 않는 에너지제로 건축물 ‘그린투모로우’를 최근 선보였다.

그린투모로우는 건물 효율화를 통해 에너지 사용량을 큰 폭으로 줄였다. 신재생에너지 등을 통해 사용량 이상의 에너지를 생산해 연간 에너지 수지를 ‘0’ 나 ‘+’로 유지해주는 친환경 건축물이다.

친환경기술 68가지가 유기적으로 결합한 그린투모로우는 어떻게 외부전력과 화석에너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운용될까.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에 앞서 자연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빛과 열을 최대한 보존하고 활용해 에너지 사용을 대폭 절감했다.

자연의 빛과 열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그린투모로우는 정남향과 장방형 구조로 설계됐다. 복도의 천장에 하늘로 향한 창문을 내고 화장실에도 빛을 반사시켜 내부를 비추는 광덕트를 설치했다. 별도의 기기 없이 자연의 빛과 열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내부로 들어온 빛과 열은 역시 치밀하게 설계된 고단열을 통해 그린투모로우 주요 에너지원으로 활용된다. 그린투모로우는 가정용 냉장고의 단열을 위해 개발된 진공단열보드를 건물의 단열재로 활용했다. 창호는 3중창으로 마감했고 현관에는 이중외피시스템을 적용해 일반 창호 대비 높은 효율을 얻었다. 옥상에는 식물을 심는 옥상녹화로 단열성을 높였다.

이를 통해 기존 주택대비 56%의 에너지 사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건설됐다. 또 여전히 남게 되는 44%의 에너지는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로 자체 생산하도록 설계돼 화석에너지 사용량을 ‘0’으로 만들었다.

에너지제로와 더불어 재생목재, 바이오융합자재 등 친환경 마감재, 생태복원 개념을 적용했다. 친환경 조경 등으로 ‘탄소제로’를 실현해 국내 처음으로 미국그린빌딩협의회가 주관하는 친환경 건축물 인증제도인 ‘LEED 인증 플래티넘’ 등급을 받았다.

삼성물산은 그린투모로우를 통해 축적한 데이터를 분석해 친환경 기술의 효율성을 검증해 공동주택에 단계적으로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이미 단열·창호성능을 강화하고 자연에너지를 이용해 냉난방 에너지 사용량을 기존 대비 30%까지 줄인 아파트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내년부터 냉난방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저층부(1~3층)와 최상층을 대상으로 냉·난방에너지를 80%까지 절감한 아파트를 시범 공급해 나갈 예정이다.

또 그린투모로우 기술을 사무실 빌딩 등 건축물에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이 회사 기술연구소의 이규재 부사장은 “삼성물산은 건설하는 모든 건축물에 대해 그린투모로우를 통해 검증된 기술을 적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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