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등록 옮기기 대학가 급속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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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4.13 총선 때 특정 후보를 당선시키거나 낙선시키기 위해 연세대 원주캠퍼스·상지대·영서전문대·충남대를 중심으로 시작된 주민등록 이전운동이 전국 대학가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15일 현재 본지 확인 결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인하대·춘천교대·단국대 천안캠퍼스 등 전국 20여개 대학의 일부 학생들이 이 운동에 동참하거나 참여를 논의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후보자 바로알기 운동을 처음 제기한 경제정의실천연합이 이 운동을 긍정적으로 평가, 곧 공식 채택 여부를 논의키로 했다.

대전에 있는 KAIST 길준모 총학생회장은 "재학생 대부분이 타 지역 주소지를 갖고 있어 사실상 선거 참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며 "학생들의 총선 참여 열기를 확산시킨다는 차원에서 주민등록 이전운동에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 중" 이라고 밝혔다.

인천 인하대 민기훈 부총학생회장도 "선거에 냉담한 20대의 선거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운동의 하나로 주민등록 이전운동의 전개를 검토 중" 이라고 말했다.

춘천 한림대 성경륭(사회학)교수는 이날 "수도권과 가까워 유학생이 많은 춘천의 경우 최근 지방 교육여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면서 "춘천교대를 비롯, 한림대·강원대 학생들 사이에서도 자발적인 주민등록 이전운동 문제의 논의가 진행 중이며 교수들에게 이에 대해 자문하고 있다" 고 전했다.

당초 부재자투표를 통해 총선 참여운동을 펼쳐온 춘천교대·중앙대 안성캠퍼스의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도 효율적인 투표 참여를 위해 주민등록 이전운동으로의 전환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단국대 천안캠퍼스 이동일(연극영화과)교수는 "학생들 사이에 주민등록 이전 등 총선 참여운동에 대한 논의는 활발하지만 조직화하지 못한 상태여서 학생들에게 동참을 적극 권유할 생각" 이라고 말했다.

이석연(李石淵)경실련 사무총장은 "주민등록 이전운동은 후보자들이 표를 매수하던 과거의 위장전입과 달리 젊은층의 정치 무관심과 냉소주의 극복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유권자 참여운동" 이라고 전제, "곧 경실련의 '후보자 바로알기' 운동 기구인 정보공개운동본부운영위원회에 정식 회부해 동참 여부를 결정하겠다" 고 말했다.

기획취재팀〓이상렬·서승욱·조민근·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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