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 경제학] 주주총회때 웬 선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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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영희 어머니가 주주총회를 다녀왔대요. 지난해 모은 1백만원으로 어떤 회사의 주식을 샀거든요. 그 회사에서 주총을 연다고 해서 다녀왔는데 웬 큰 쇼핑백을 들고 오지 않았겠어요.

영희가 기대에 차서 보니 집에서 쓰는 식기 세트를 포함해 여러가지 선물이 들어 있었어요. 예쁜 식기 세트를 보면서 '참 좋은 물건을 선물받았다' 고 영희 어머니는 무척 기뻐하셨어요.

요즘 주총 시즌입니다. 주총장에 가보면 많은 회사가 주주들에게 작은 선물을 하지요. 옛날에는 우산을 선물로 많이 주었어요. 회사 마크가 새겨진 우산을 펴 보고 즐거워하는 주주들을 많이 볼 수 있었지요. 여러 군데 주총장을 다닌 아저씨.아주머니는 회사마다 똑같은 선물을 준다고 불평하는 경우도 있었지요.

볼펜 만드는 모나미라는 회사를 아시지요. 20여년전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이 회사의 주식을 산 것이 신문에 난 적이 있었어요. 담임 선생님이 주주가 되면 경제 공부를 잘할 수 있다고 해서 그랬대요. 이 학생들이 주총에 참석하자 모나미 사장님도 깜짝 놀랐대요. 그래서 신문에 난 것이지요.

10년 뒤 이 학생들이 대학생이 됐지요. 그때에도 회사가 초대해 주총장에 나왔어요. 사장님이 다른 주주들에게 이 학생들을 소개하고 선물을 듬뿍 준 일이 있었답니다.

주총 때 회사가 왜 주주들에게 선물을 줄까요. 주주들은 주식을 사 그 회사에 돈을 댄 사람이기 때문이지요. 회사로선 '회사의 주인' 인 주주를 잘 대접해야지요. 돈을 대줘 1년동안 장사를 잘했다는 감사의 표시로 주주한테 선물을 주는 것이지요.

선물만 주는 게 아니예요. 장사해서 번 돈의 일부를 주총 때 주주에게 나눠준답니다.

이것을 배당이라고 하지요. 물건을 국내에서 많이 팔고 수출도 잘 해서 큰 돈을 번 회사는 배당을 많이 준답니다.

물론 돈을 못 벌어 배당을 안주는 곳도 생기지요. 배당금은 주총이 끝난 다음 회사에서 주주의 예금통장으로 보내준답니다.

영희 어머니도 며칠 지나서 통장을 보면 갑자기 생긴 배당금이 들어와 있을 거예요. 선물받은 것보다 더 기뻐하실 지도 모르지요.

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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