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대폭설 강타…30만명 식량難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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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30년만에 몽골을 강타한 영하 45도의 강추위와 광범위한 지역에 내린 폭설로 약 70만명의 전체 유목민 가운데 30만명이 심각한 식량난에 직면해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13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국제 적십자연맹의 발표를 인용해 지난해 말부터 몽골을 강타한 30년만의 강추위와 폭설로 유목민의 식량과 연료원인 양.염소 등 가축 약 1백만마리가 아사 또는 동사했다고 전했다.

이는 몽골의 전체 가축 3천여만마리의 3% 수준이지만 지역에 따라 가축 전체를 잃어버린 채 방황하는 가족도 적지 않다고 BBC는 전했다. 때문에 2백40만 몽골 국민 가운데 약 70만명에 이르는 유목민이 심각한 경제적 위기에 처했다.

몽골 적십자사는 지금까지 2천여 유목민 가구에 비상식량과 옷가지 등을 전달했으나 이들의 겨울 비축식량이 떨어지는 3월 말이나 4월 초에는 아사자가 속출하는 등 심각한 사태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게다가 5월말이나 6월초나 돼야 봄이 시작되므로 그동안 가축의 아사사태와 유목민들의 고통은 계속 이어질 것으?전망했다.

적십자사는 지난 2월부터 51만달러를 목표로 구호기금을 모금했으나, 지금까지 모인 금액은 캐나다.아이슬란드.일본.한국 등으로부터 전달된 7만달러 정도에 불과하다며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몽골에는 지난해 9월부터 강추위가 엄습해 동사자가 속출했으며, 유목민들이 겨우내 가축을 먹일 풀을 미처 마련하기도 전에 폭설이 목초지를 덮는 바람에 사태가 더욱 악화됐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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