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의 선택 ‘Top Pick’] ‘무선 맑음 유선 흐림’에 매출 ↑ 비용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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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올해 통신서비스 업종은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수익률 순위에서도 34개 업종 중 31위로 바닥권이다. 왜 이런 우울한 일이 일어났을까. 통신시장에 내우외환이 겹쳤기 때문이다. 우선 경기 회복세에 증시가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통신주 등 경기 방어주는 오히려 소외됐다. 업체 간 경쟁도 극심했다. 2007년 이후 벌어진 가입자 확보 경쟁이 2009년 2분기까지 계속됐다. 여기에 외부에선 요금을 내리라는 압력이 커졌다.

하지만 내년에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시장 상황을 보자. 내년 1분기를 정점으로 경기 회복세는 둔화될 것이란 예상이 많다. 물론 이는 전체 주식시장에는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대신 상대적으로 경기 방어주에 대한 선호는 늘어날 것이다. 대표적 경기 방어주인 통신서비스 업종의 선전도 예상된다. 톱픽(최선호주)으로는 SK텔레콤을 제시한다.

업종 내 경쟁 흐름으로 보면 ‘무선 맑음, 유선 흐림’이다. 경쟁의 키를 쥐고 있는 KT와 LG텔레콤이 무선 부문에서 안정적인 이익을 원하고 있다. KT는 시내전화 가입자 감소를 방어하기 위해, LG텔레콤은 4세대 이동통신 투자를 위해 재원 마련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반면 유선시장에서는 시내전화를 인터넷전화가 대체하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9월 말 요금인하 방안이 나온 터라 정부의 규제 리스크는 완화될 전망이다. 정부 입장에서도 경기 회복을 위한 통신사업자들의 투자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투자 독려 차원에서도 추가 요금인하 압력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무선 데이터와 신용카드 사업이라는 새로운 성장동력도 부각될 전망이다. 내년은 무선데이터 성장의 원년이 될 가능성이 있다. 애플의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최근 국내외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은 다양한 스마트폰을 내놓고 있다. 통신 사업자들도 다양한 무선데이터 정액 요금제를 출시하며 매출 성장의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무선 데이터의 전송 속도는 과거에 비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3세대(3G) 이동통신에선 2~3년 전 유선 초고속통신의 속도에 육박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통신 사업자의 새로운 수익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 통신 사업자들이 신용카드 사업에 진출하려고 모색하고 있는 것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무선 통신사업과 신용카드 사업은 업의 속성이 유사하고, 양 사업 간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SK텔레콤은 향후 데이터 정액 가입자 증가에 따른 매출 성장과 무선시장 안정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감소가 예상된다. 영업이익도 정상적인 수준으로 회복될 전망이며, 순이익 증가율도 업종 내에서 가장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와의 신용카드 사업 제휴가 본격화할 경우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5%대로 예상되는 배당수익률도 투자자에게는 매력적이다.


송재경 KTB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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