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운명의 슈퍼 화요일…공화당 13개주서 예비선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워싱턴〓김진 특파원] 오는 7일로 다가선 '슈퍼 화요일' 이 미국 대통령 선거판에 어떤 마법을 걸까. 이날이 슈퍼(super)인 까닭은 대세 결정력 때문이다.

공화당은 13개주에서 일제히 예비선거(또는 당원대회)를 치른다. 민주당도 15개주에서 선거잔치가 있지만 앨 고어 부통령으로 대세가 기울어 '화요일의 열기' 는 공화당에 쏠리고 있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되는데 필요한 대의원은 1천34명이고 슈퍼 화요일에 전체의 59%인 6백12명이 결정된다. 존 매케인 돌풍은 지난달 29일 그가 버지니아주 등 3개주에서 완패한 뒤 주춤하고 있다.

현재 조지 W 부시와 매케인이 확보한 대의원 수는 각각 1백70명과 1백5명. 따라서 매케인에게는 화요일의 승부에 존망(存亡)이 걸려 있다. 미국 언론은 "매케인의 마지막 기회(last chance)" 라고 표현한다.

13개주 중에서도 대의원이 특히 많은 캘리포니아(1백62명).뉴욕(1백1명).오하이오(69명)가 '빅 3' 다. 매케인이 셋 중 최소한 한 군데 이상에서 이기지 못하면 거의 회생불능이다. 1주일 뒤인 14일엔 부시의 텃밭인 텍사스와 플로리다(부시 동생이 주지사)같은 남부주가 기다리고 있어서다.

슈퍼 화요일에 부시가 승리하면 미국 대선판은 부시와 고어의 대결로 압축된다. 반대로 지금까지의 시소게임을 이어가 매케인이 승리하면 공화당 예비선거는 미국 정치사에 기록될 한편의 드라마로 남을 전망이다.

공화당은 부시-매케인의 난형난제(難兄難弟)게임에 에너지를 많이 쏟아부어야 한다. 1996년 밥 도울의 경우처럼 간신히 예선을 통과한 후보라도 본선에서 상대적으로 힘이 비축된 민주당 후보와 한층 더 어렵게 싸워야 할 것이다.

여론조사는 13개주 중 부시는 빅3와 조지아.미주리에서, 매케인은 동부 뉴잉글랜드 지역 5개주에서 리드를 보인다. 매케인은 남부에서 고전 중이고 부시측은 "남부에서 이기지 못하고 공화당 후보가 된 사람은 없다" 며 매케인의 취약성을 건드리고 있다.

최근 보수주의 기독교 우파를 집중 공격하고 있는 매케인은 빅3에 가톨릭 인구가 많아 해볼 만하다는 계산이다. 빅3 가운데에서도 급소의 승부처는 캘리포니아. 이 주에서는 공화당이건 민주당이건 무소속이건 모든 유권자가 공화당 투표에 참가할 수 있다.

하지만 대의원을 배분하는 표계산은 공화당 유권자들 것만 포함시키고 승자가 전체 대의원 1백62명을 다 차지한다.

LA타임스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원 사이에서 부시가 매케인을 21%포인트나 앞선다. 공화.민주를 다 포함하면 고어(33%), 부시(26%), 매케인(20%), 브래들리(7%), 키스(4%)의 순으로 캘리포니아에서는 고어가 강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