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귀재 '버핏' 첨단기술주 열풍에 손들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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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제조업체 위주의 주식투자만 고집해온 미국의 투자가 워런 버핏(69)이 결국 첨단기술주 열풍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2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버핏은 지난해 3분기 1천6백90만달러어치의 마이크로소프트(MS)주식과 7천7백80만달러어치의 콕스 커뮤니케이션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SEC는 1억달러 이상을 운용하는 기관투자가에게 분기별 투자내역을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합당한 이유를 제시하면 1년간 연기할 수 있도록 해왔다.

버핏이 운영하는 투자회사 버크셔 헤더웨이는 모방투자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투자내역 공개 연기를 요청했으나 SEC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 투자계에서 '금세기 최고의 투자가' 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버핏은 그동안 "나에게는 첨단기술주의 미래가 안보인다" 며 "회사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기업 가운데 이익을 내는 곳에만 투자하겠다" 고 말해왔다.

이에 따라 버핏은 질레트.코카콜라 등 생활용품.음료 회사와 보험.파이낸스 등에 집중 투자해왔다.

버핏이 공언과는 달리 첨단기술주에 투자한 것과 관련해 버크셔 헤더웨이측은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았다.

버크셔 헤더웨이는 최근 연이은 투자실패로 지난해 주가가 연초 대비 23%나 하락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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