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지도체제] 조순 '간판'+6인 역할 분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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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신당 지도부의 모양새와 역할이 가닥을 잡았다.

23일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모인 조순(趙淳).김윤환(金潤煥).이기택(李基澤).신상우(辛相佑) 4인이 1시간20분간 협의를 했다.

회동에 앞서 이들은 한나라당 주류측이 자신들을 '여당 2중대' 라고 표현한 것을 놓고 "다급해진 모양" "자기들이 쫓아내놓고선…미친 ×들" 등으로 비난했다. 회동 후 辛부의장과 김윤환 고문이 논의결과를 발표했다.

◇ 집단지도체제〓이날 한나라당을 탈당한 조순 명예총재를 예정대로 대표최고위원으로 추대키로 확정했다. 당명도 아예 그에게 일임했다.

'영남당' 이라는 이미지를 털어버리기 위해 강원도 출신이면서 서울 종로에 출마할 예정이었던 趙씨를 전면에 세우기로 한 것이다.

"공천 탈락자가 아닌, 반납자" 라는 점을 내세우며 한나라당 공천의 부당성을 공격하는 데도 趙씨는 효과적인 카드다.

이수성(李壽成) 전 총리에 대해서도 별도 예우를 하기로 했다. 최고위원회의에는 참석하되 직책은 최고고문으로 추대키로 한 것. 李전총리는 전직 대학총장 등 외부인사의 영입을 맡으며 신당내 제(諸)세력의 갈등을 예방, 조정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趙씨, 金.李고문, 辛부의장, 김용환(金龍煥)한국신당집행위원장, 장기표(張琪杓)새시대개혁당 창당준비위원장 등으로 구성되는 최고위원회의는 철저한 합의제로 운영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 역할분담〓김윤환 고문은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한나라당을 동반탈당하는 의원들을 규합,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데 힘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그는 24일 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을, 다음 주에는 노태우(盧泰愚) 전 대통령을 방문,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한다.

이기택 고문은 전국규모 계보조직인 민주동우회를 가지고 있다. 신당의 조속한 전국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신상우 부의장은 신당과 YS간의 창구 역할을 일정부분 맡고 있다.

辛부의장과 李고문은 부산.경남지역의 세(勢)확산에도 역할을 할 예정. 김용환 위원장은 신당의 영역을 충청권으로까지 넓히는 데 결정적 보탬이 되고 있다.

장기표 위원장의 역할도 주목할 만하다. 그는 한나라당 이탈자와 구(舊)정치권 인사들의 모임으로 비춰질 수 있는 신당에 민주화와 재야세력을 접목시켜 개혁이미지를 보강하는 노력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교준.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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