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접속] 보드카 외교론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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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21일 귀국한 이인호 전 주(駐)러시아 대사는 '보드카 외교론' 에 정색을 하고 반박했다. "李대사가 여성이어서 남성들과 함께 보드카를 못마시기 때문에 술자리에서 주요 외교현안을 타결짓는 러시아 대사로는 적임자가 아니다" 는 내용의 비판을 李전대사가 공개적으로 문제삼은 것이다.

귀국과 함께 국제교류재단 이사장에 취임한 李전대사는 사뭇 격앙된 모습이었다. 한마디로 "남성 중심의 술 문화가 빚어낸 그릇된 편견" 이라는 것이다.

그는 "대사의 무기는 언어 구사능력이지 누가 술을 더 잘 마시느냐가 아니다" 고 잘라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술을 못하는 남성 대사에게도 과연 이런 문제가 제기된 적이 있었느냐" 고 반문했다.

그는 또 "양국 사이에 보드카로 해결할 수 있는 외교현안이란 없었다" 고 말하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경력과 러시아어 실력이 대사 업무와 양국관계 증진에 훨씬 큰 도움을 줬다" 며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보드카 외교론' 의 허구를 지적했다.

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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