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3W 융합 단말기로 시장 선점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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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6월 자회사이던 KTF와의 합병을 마무리한 KT가 기민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 회사는 2012년까지 매출 27조원, 영업이익 3조원의 정보기술(IT) 융합 업체로 자리 잡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무선인터넷 활성화를 통한 유무선 통합 서비스와 인터넷TV(IPTV)를 중심으로 한 컨버전스(융합)가 이런 비전을 달성할 수단이다.

단말기 ‘쇼 옴니아’ 연내 출시

지난달 유무선 통합 서비스(FMC)인 ‘쿡앤쇼’를 선보이는 자리에서 이석채 KT 회장은 “가정용 FMC로 휴대전화와 무선인터넷을 통합하고, 더 나아가 와이파이(Wi-Fi)·와이브로(WiBro)·3G 이동통신(WCDMA)을 연계한 ‘3W’ 단말기를 내놓겠다”고 소개했다.

집이나 가정에서는 무선인터넷에 접속해 값싼 인터넷전화 요금으로 휴대전화를 쓰고, 외출하면 이동통신망으로 자유롭게 통화할 수 있는 것이 FMC다. 여기에 차세대 4G 이동통신 기술인 와이브로까지 통합한다는 것이다.

KT는 초고속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융합서비스로 고객의 눈길을 붙잡는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 회사의 인터넷TV 서비스인 ‘쿡TV’에서 영화 대사로 나온 영어 단어를 확인하는 모습. [KT 제공]

한국과 미국의 주도로 개발한 와이브로는 유럽 이동통신사들이 선호하는 LTE와 함께 4세대 기술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LTE는 2012년께야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와이브로는 이미 한국·미국 등에서 상용서비스를 시작했을 정도로 보급이 빠르다. 3G보다 서너 배 빠른 전송속도를 갖추고도 시속 100㎞ 이상으로 이동하면서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와이파이는 보통 54메가bps(초당 한글 700만 자 전송하는 속도, CD 한 장을 1분40초에 전송)로 빠르지만 접속지점(AP)을 벗어날 수 없는 게 단점이다.

KT는 연내에 3W를 활용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단말기인 ‘쇼 옴니아’를 내놓는 것을 시작으로 이런 융합 단말기들을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다.

KT는 통신속도가 빠른 무선인터넷·와이브로망을 갖추면 무선 데이터와 콘텐트 시장도 활짝 꽃을 피울 것으로 내다봤다. KT는 스마트폰의 무선 데이터 요금을 패킷(0.5kB)당 2원에서 0.25원으로 90% 가까이 내렸다.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와 콘텐트를 내려받을 수 있는 쇼앱스토어도 준비하고 있다. 인터넷TV를 다양한 유무선망을 통해 볼 수 있는 ‘4스크린 서비스’도 시작했다. 휴대전화·인터넷전화·PC·TV 어디서나 원하는 콘텐트를 볼 수 있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KT의 인터넷TV인 ‘쿡TV’ 가입자가 100만 명을 넘었다.

한편으로는 이동통신망이 없는 사업자가 기존 통신회사의 망을 빌려 다양한 서비스를 하는 가상이동통신망사업(MVNO) 육성에도 나선다. 미국 아마존이 이동통신망을 빌려 전자책 ‘킨들’에 콘텐트를 내려받는 서비스를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국내에서도 신용카드 회사와 교보문고 등이 MVNO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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