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체첸 인권유린 시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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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모스크바 AFP〓연합]러시아는 체첸내 난민캠프에서 러시아군의 인권침해가 있었음을 시인하고 진상조사에 들어갔다고 18일 밝혔다.

블라디미르 칼라마노프 신임 체첸 인권보호관은 이날 모스크바의 한 라디오 방송과의 회견에서 "체첸에서 인권이 전적으로 존중됐다고 말하기 어렵다" 며 인권침해 사례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발레리 마닐로프 러시아 국방부 참모본부 제1차장(중장)도 이날 "국방부가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며 "러시아군이 체첸내 난민캠프에서 인권을 유린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조치를 취할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인권감시단체 '휴먼 라이트 워치' 는 이날 "체첸 난민캠프에서 러시아군의 인권유린 행위가 있었다" 고 주장하는 체첸 난민 3명의 증언을 공개했다.

이 단체 관계자는 "러시아군이 그로즈니에서 북서쪽으로 50㎞ 떨어진 한 난민캠프에서 체첸인들을 쇠몽둥이.망치 등으로 상습 구타하고, 최소 여성과 남성 각각 1명을 성폭행했다고 증언했다" 며 "당시 난민캠프에서의 상황은 형언하기조차 어려울 정도" 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금까지 러시아군이 체첸 난민캠프에서 폭행.고문 등 인권유린 행위를 했다는 의혹을 부인해 왔으며 유엔과 적십자사의 조사요청도 거부해 왔다.

한편 마닐로프 제1차장은 "체첸반군 소탕작전 3단계도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어 5개월여에 걸친 체첸 공격이 곧 끝날 것" 이라고 말했다.

이타르-타스 통신 등 러시아 언론들은 이날도 러시아군과 체첸 반군간에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으며 러시아군 전폭기.헬리콥터들이 지난 하룻동안 1백차례 이상 체첸반군의 산악 은신처를 맹폭격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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