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마크] 외국기업 '회의문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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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외국계 기업과 국내기업의 홍보를 대행하는 뉴스 커뮤니케이션의 직원들은 "다국적회사와 한국 기업은 회의문화에서 크게 차이를 보인다" 고 말한다.

우선 국내기업들의 경우 중역들의 방은 따로 있지만 회의실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

뉴스컴의 오시정 대리는 "한국 회사를 방문하면 회의실이 부족해 이사나 사업부장의 방을 빌려 업무협의를 할 때가 많다" 며 "시간에 쫓기고 상사의 눈치를 보느라 충분한 배경 설명 없이 대충 끝내고 돌아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고 털어놓았다.

이에 비해 외국기업들은 중역들 방은 따로 없는 대신 회의실이 많다. 건물 4개 층을 사용하는 피자헛 코리아는 층마다 3개씩의 회의실을 갖추고 있다.

규모도 3~4 인용부터 대형 회의실까지 다양해 회의에 참석하는 인원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7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다우코닝의 한국법인도 회의실을 5개나 갖추고 있다.

외국계 기업들의 회의는 e-메일 교환에서 시작된다. 협의해야할 업무가 생기면 평사원이라도 회의시간과 장소를 잡아 e-메일로 관련 직원과 상사에게 알린다.

현지법인 대표도 e-메일을 보고 필요하면 직접 회의에 참가해 의사결정 시간을 줄인다.

다국적기업의 실무자끼리의 회의시간은 보통 5~10분 정도. 아무리 복잡한 사안이라도 30분을 넘기는 경우는 드물다. 이 때문에 외국기업의 사원들은 하루 2~3차례의 회의는 흔하다.

회의를 중심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다. 다국적기업 사원들은 외부 인사와 업무를 협의할 때는 헛걸음을 하지 않도록 반드시 3~4명의 실무자들이 한꺼번에 모여 충분히 배경 설명을 한다. 따라서 거래 회사와 업무협의는 30분~1시간 이상을 끄는 것이 보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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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컴의 오대리는 "국내 기업과 업무협의를 하면 나중에 전화로 꼭 보충할 부분이 생기는 반면 외국계기업을 방문해 협의를 하면 중요한 사안을 빠뜨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 고 말했다.

이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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