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비싸졌어요] 정월대보름 앞두고 피잣 '상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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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정월대보름(19일)을 앞두고 부럼의 하나인 피잣(껍질을 까지 않은 잣) 값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올랐다.

서울 가락동농수산물시장의 피잣 도매가격은 ㎏당 1만3천5백~1만5천원으로 지난해 이맘때(8천5백원)보다 60% 이상 올랐다.

소매가격은 더 큰 폭으로 뛰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정월대보름 행사 때 피잣을 1백g당 1천2백원에 팔았으나 올해는 2천2백원에 팔고 있다.

잣은 원래 해걸이 현상이 심해 지난해의 경우 작황이 좋지 않을 순서였던데다 기상조건마저 나빠 흉작을 면치 못했다.

국내 생산량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경기도 가평군의 경우 지난해 8월 장마로 죽정이가 많이 생겨 아예 수확을 포기한 농가가 속출해 전년보다 16% 가량 줄어든 10만6천㎏을 수확했다.

야생동물 보호에 따른 청설모 급증으로 피해가 늘어난 데다 일부 업체가 매점매석에 나선 것도 가격급등의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피잣은 깐 잣과 달리 수입이 금지돼 있다 보니 국내작황이 안좋으면 가격이 급등할 수밖에 없다.

중국에서 주로 들여오는 깐잣은 국산에 비해 품질이 떨어져 일반 유통은 거의 안되고 제과업체 등에서만 쓰인다.

가락동시장 조사팀 관계자는 "정월대보름 부럼용으로 땅콩이나 호두에 비해 잣을 찾는 고객이 줄고 있는 추세" 라며 "올해는 가격급등으로 더욱 줄 것 같다" 고 말했다.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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