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홍등가 불황은 인터넷 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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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프랑스 파리 홍등가가 인터넷 확산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돈 안드는 가상 섹스를 즐길 수 있는 인터넷 포르노 사이트에 손님을 빼앗기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14일 파리의 홍등가인 생드니가의 섹스숍과 매춘업소들이 하나 둘 문을 닫고 있다고 소개했다.

생드니 홍등가의 한 도어맨은 "인터넷이 보급되기 시작한 6년 전부터 갈수록 경기가 악화되고 있으며 최근엔 단골고객 중 최소 10명이 사라졌다" 고 하소연했다.

인터넷과 관련된 정보통신업체들도 홍등가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 파리 중심부에 가까우면서도 동네 특성 탓에 땅값이 싼 이 지역에 회사 이미지를 위해 번듯한 사무실을 갖출 필요가 없는 인터넷 기업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1년6개월 전 야후 프랑스가 홍등가와 저가 봉제업체들이 밀집한 상티에 지구에 본사를 차린 뒤 이곳에 들어선 신생 회사만도 1백개가 넘는다.

시 당국은 한술 더 떠 이 지역을 '실리콘 상티에' 라고 선전하는 등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허름한 호텔방들은 문을 닫고 사무실로 변하고 있으며 영업장소를 잃은 거리의 여인들은 하나 둘 사라지고 있다.

파리〓배명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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