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교리신학과 입학 68세 김귀년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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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고희를 앞둔 할머니가 00학번 대학생이 된다.

화제의 주인공은 11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사회교육시설인 성지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가톨릭대학교 교리신학과에 입학하게 되는 김귀년(金貴年.68.주부.서울 강서구 방화동)씨.

金할머니는 1932년 경남 울산에서 태어났다. 35년 부모와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 10년간 살면서 초등학교를 다니다 귀국했다.

일본에서 공부한 것은 학력을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을 안 金씨는 89년부터 검정고시 공부를 시작했다.

93년 중학 입학자격 시험에 합격한 金씨는 94년 성지중.고등학교에 입학, 6년간 하루도 결석하지 않는 향학열을 보였다.

그 결과 金씨는 다니던 천주교회 신부님의 추천을 받아 올해 가톨릭대 교리신학과에 특례입학 전형에 합격한 것.

金씨는 "시험 때마다 공부하느라 눈물을 흘린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며 " 합격 소식을 들은 2월 3일은 내 생애 최고의 날이었다" 고 말했다.

담임 김영찬(金榮燦.39)교사는 "金씨의 열성에 젊은 학생들도 혀를 내둘렀다" 며 "공부외에도 매년 1백만원 이상씩 어려운 학생들의 등록금도 대신 내주는 자상한 분" 이라고 귀뜸했다.

신경외과 전문의로 일하는 장남과 중학교사인 딸 등 2남 3녀를 둔 金씨는 "모태신앙인 천주교에 대해 많이 배우고 싶다" 며 "대학 4년 과정을 마치면 어려운 이웃을 위한 전도활동에 여생을 보내겠다" 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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