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가채점 분석 결과로 해야 할 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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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우 비상에듀 입시평가실장

수능시험을 마친 수험생이라면 지금쯤 가채점을 통해 자신의 점수를 대략적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이 점수가 전국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에 해당하는 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또 이 점수로 정시모집에서 어느 대학, 학과에 진학할 수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수험생도 극소수일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수능 가채점 분석 결과로 해야 할 일들을 소개한다.

첫째, 자신의 영역별 점수를 합산한 언어, 수리, 외국어, 탐구영역 400점 만점 원점수(탐구는 상위 3과목 평균×2)로 올해 정시모집에서 도전할만한 대학, 학과를 찾아야 한다. 이후 원점수 배치표나 인터넷 지원가능점수 검색을 통해 정시모집에서의 지원 가능 대학 범위를 알아야 한다.

주의할 점은 어느 한 입시 기관의 배치점수만 믿고 진학 가능성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 원점수는 가채점 점수의 오차와 분포 추정 방법에 따라 지원 가능점수의 오차가 크다. 여러 기관의 배치표 점수를 모아 자신의 것과 비교한 뒤 진학 가능 수준을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수시 1차에 지원해 둔 대학과 정시모집을 통해 진학 가능한 대학을 비교한다. 만약 정시모집에서 수시 1차에 지원했던 대학보다 더 높은 수준의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면 수시 1차 지원 대학을 과감히 포기할 수도 있다.

수시모집에 미련을 두지 말고 더 유리한 정시모집 대학을 목표로 입시전략을 짜는 것이 현명하다. 정시모집과 수시 1차 지원 대학의 수준이 크게 다르지 않다면 수시 1차와 남은 수시 2차 지원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 이후에 정시모집 지원을 병행할 것을 권한다.

셋째, 자신의 성적이 수시 모집 지원 대학의 최저 학력 기준을 충족하는 지 확인해야 한다. 수시 모집에서 목표대학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채웠으나 정시모집합격 가능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면, 당연히 수시모집에 ‘올인’해야 한다. 이후 수시 2, 3차 지원도 노릴만하다.

넷째, 수시 2차 모집 지원은 심사숙고해야 한다. 수능시험을 망쳤다는 자괴감과 일찍 입시를 끝내고 싶은 마음에 자포자기식으로 ‘하향 지원’한다면 합격통지서를 받고도 씁쓸할 수 밖에 없다. 수시 2차도 분명히 ‘수시모집’이다. 정시에서 합격 가능한 대학·학과보다 하위에 있는 대학·학과에 도전하는 잘못을 범해선 안된다. 다섯째, 정시모집에서 학생부 성적은 수시모집보다 입시 당락에 미치는 영향력이 작다(일부 대학 제외). 다만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학생부 성적 반영 방법과 계산 방식에 따라 자신의 학생부 성적을 산출해 봤을 때, 지원자 또는 합격자 기준에서 불리한 경우에는 지원 대학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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