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CEO] 사이버몰 '라쿠텐' 창업 미키타니 히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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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일본 최대의 사이버 몰 '라쿠텐(樂天)' 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인 미키타니 히로시(34)가 미국의 경제지 포천, 비즈니스 위크 등으로부터 '손정의에 필적할 만한 인터넷 사업가' 로 극찬을 받고 있다.

미키타니가 3년전 '라쿠텐' (http://www.rakuten.co.jp)을 창업할 무렵 일본의 인터넷 접속인구는 5백만명에 불과했다.

그나마 e-메일 정도만 사용하던 단순 이용자들이었다. 그러나 그는 앞으로 전자상거래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리라는 판단에 따라 과감히 도전장을 던졌고, 놀랄만한 성장을 이룩했다.

13개 업체를 가맹점으로 해 출범했던 라쿠텐은 이제 세이부 백화점을 포함해 2천개 업체가 등록돼있는 대형 사이버몰로 자리를 잡았다.

현재 회원만 60만명이며 페이지뷰(접속해 페이지를 넘기는 횟수)는 매달 7천만건에 이른다. 이런 기록을 앞서는 업체는 일본내에서는 포털 사이트인 야후 뿐이다.

라쿠텐은 가맹업체들에게 입점료로 연간 4백75달러 가량을 받는다. 경쟁업체들이 1천~3천달러를 요구하는 것에 비하면 엄청나게 저렴한 액수다.

가맹점이 늘어나자 상품 구색이 다양해졌고, 결과적으로 이용자가 급증했다. 광고 효과가 좋으니 수익도 덩달아 늘어났다.

미키타니는 매달 2백개씩 입점업체가 느는 지금같은 추세라면 올해안으로 5천개까지 유치할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연내 한국.싱가포르.대만에도 사이트를 개설할 예정이다.

라쿠텐은 또 아마존과 e베이를 모델로 전자상거래 사이트와 경매 사이트의 장점을 적절히 조화시켜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라쿠텐의 벼룩시장에는 현재 매달 4만개가 넘는 아이템이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2백40만달러의 순익을 남겼다.

대부분의 인터넷 업체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대단한 실적이다. 라쿠텐은 오는 4월 자스닥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증권분석가들은 약 1억달러의 자금을 거뜬히 끌어 모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미키타니는 니혼고교(日本興業)은행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어 투자은행의 생리에 밝다. 인수.합병 상담을 주업무로 하는 크림슨 그룹을 세워 운영한 적도 있다.

이같은 이론.실무의 완벽한 조화가 그를 일본 전자상거래 시장의 선두 주자로 밀어올렸는 지도 모른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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