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미 대통령선거] 부시 누른 매케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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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 공화당 매케인 상원의원이 각종 여론조사의 선두를 유지하던 같은당 부시 텍사스 주지사에게 압승을 거둔 원인은 무엇일까.

선거 전문가들은 매케인 상원의원이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는 솔직함과 함께 유머가 돋보였으며 월남전에서의 애절한 전쟁포로 경험담이 유권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줬다고 분석했다.

매케인은 지난해 발간된 자서전 '나의 조상들의 신념' 에서 과거 금융 스캔들에 연루된 점, 결혼생활에 충실하지 못했던 점, 전쟁포로 당시 강요된 자백을 한 점 등 자신의 약점들을 모두 공개했다.

그는 또 예비선거기간에도 과거를 모두 인정해 오히려 그 굴레에서 벗어나면서 유권자들로부터 솔직한 정치인이란 평가를 받았다.

그는 한 토론회에 참석해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이 지금 사망하면 그를 일으켜 세운 뒤 검은 선글라스를 씌워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겠다" 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베트남 전쟁에 참전, 5년6개월 동안 전쟁 포로로 잡혀있으면서 온갖 학대를 받은 그의 독특한 전력도 유권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이와 함께 그가 지난달 24일 치러진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아예 포기하고 처음부터 뉴햄프셔에 전력을 집중해 1백14번이나 되는 유권자 모임을 벌인 것도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뉴햄프셔〓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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