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전·광산 다시 캔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민간기업과 정부기관이 외환위기 이후 중단하거나 축소했던 해외 유전.광산 개발사업을 다시 시작하고 나섰다.

LG상사는 대한광업진흥공사와 함께 필리핀 디디피오 금.동광 개발사업에 참여하기로 하고 1천8백만달러(지분 24% 확보)를 투입할 계획이다.

LG상사는 이밖에도 올해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도입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시베리아 사할린 탄전에 대한 탐사에 나선다.

현대종합상사는 해외자원 개발을 21세기 핵심사업으로 정하고, 그동안 유전과 가스전 개발에 주력해온 데서 벗어나 올해부터 금속광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는 이르쿠츠크 가스전 개발 및 배관망 건설사업의 타당성 조사와 함께 아프리카 말리공화국의 금광 탐사사업과 호주 요발의 동.금광 탐사사업을 신규로 벌인다.

대한광업진흥공사는 지난해 민간기업의 해외광산 철수가 잇따르자 직접 개발에 나서 민간기업이 철수한 곳이나 신규사업에 94억원을 투자했다. 올해도 50억원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광진공은 IMF사태 이전까지는 해마다 2억~8억원을 투자했다.

광진공은 2004년까지 유연탄.우라늄.동.아연.철 등 5대 전략광물의 국내 수요 가운데 15~30%를 한국이 개발권을 가진 해외광산에서 직접 조달한다는 목표아래 광산 탐사 및 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원유개발 사업으로 올해 신규로 2개 광구를 더 확보하고, 이란.이라크.카타르 등 투자유망지역 광구를 물색해 2001년부터 매년 6~7개의 신규 광구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산업자원부는 해외자원 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해 올해부터 자원개발 전문회사를 육성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석유공사와 광진공에 대한 해외개발자금 지원방식을 현재의 융자방식에서 출자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또 민간기업의 해외 자원개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에너지특별회계 예산을 1천4백83억원으로 지난해(1천1백99억원)보다 늘려 해외자원 개발에 대한 에너지특별회계 지원을 늘리고 해외투자자금 대출금리를 7% 수준(예년 8~10%)으로 낮출 방침이다.

광진공 이건규 해외자원개발처장은 "1997년만 해도 민간기업 21개팀 1백16명으로 운영되던 해외자원 개발 조직이 지난해에 6개팀 41명으로 줄어드는 등 IMF 이후 해외자원 개발이 급격히 위축됐는데 올초부터 해외자원 개발을 문의하는 업체가 다시 늘고 있다" 고 말했다.

산자부에 따르면 현재 한국 업체가 벌이고 있는 해외 석유.가스개발은 20개국 55개 사업장이며, 유연탄과 광물 탐사 및 개발사업은 23개국 65개 사업장에서 진행중이다.

그러나 98~99년 사이 국내 업체 등이 보유했던 해외유전 지분 중 17개가 매각됐으며, 광산의 경우 20개 사업장이 매각됐거나 사업이 잠정 중단됐다.

양선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