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도는 돈 많아졌다'…IMF후 1년미만 단기성 상품 비중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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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만기 1년 미만의 단기 금융자산이 급증, 돈의 흐름이 무척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우사태 이후 투신사 등에서 자금이 이탈해 금융권의 채권매수 여력이 1백조원 이상 축소됐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시중에 풀려있는 자금의 총량인 M₃(총유동성)중 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식 예금(MMDA).양도성예금증서(CD) 등 단기수신상품의 비중은 외환위기 이전인 1997년 6월 27.2%에서 지난해 10월 32.2%로 높아졌다.

M₃는 97년 6월 6백50조원에서 지난해 10월엔 8백43조원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단기 금융자산 규모는 1백77조원에서 2백71조원으로 무려 1백조원 가량 증가했다.

이와 함께 대우사태 이후 채권의 주요 매수세력인 투신사와 은행 금전신탁에서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 채권수요 기반 자체가 무너질 위기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신사 공사채형 수익증권의 잔액은 대우사태가 가시화된 지난해 7월 19일 2백14조9천억원에서 지난 21일 현재 1백26조5천억원으로 41.1%(88조4천억원)나 줄었다.

또 은행 금전신탁 잔戮?1백39조원에서 1백16조6천억원으로 16.1%(22조4천억원)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이들 상품으로부터 이탈한 자금은 MMDA 등 은행의 단기 저축성 예금으로 대거 유입돼 금융시장의 단기 부동화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 며 "시중자금이 지나치게 단기화하면 기업의 장기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금융기관의 안정적인 자금운용을 저해함으로써 경제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고 지적했다.

임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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