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해외증권 발행규모 사상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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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지난해 우리 기업이 해외증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 외화자금 규모가 1백억달러를 넘어섬으로써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에 편법으로 들여와 기관투자가 등에게 매각한 10억달러 이상(본지 17일자 1면 보도)의 해외증권 분량을 감안하더라도 예전 최고 기록이었던 지난 96년의 24억달러를 훨씬 웃도는 규모다.

18일 증권예탁원에 따르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급격히 감소됐던 해외증권 발행규모가 지난해 증시 주변여건이 나아지면서 대폭 증가, 1백5억2천6백22만달러로 집계됐다.

종류별로는 10개 회사가 주식예탁증서(DR)를 발행해 66억5천만달러(전체의 63.1%)를 조달한 것을 비롯, ▶66개 회사가 해외전환사채(CB)발행으로 25억5천5백54만달러(24.3%)▶25개 회사가 해외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 13억2천5백30만달러를 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발행방법은 다수로부터 청약을 받아 매각을 하는 공모(公募)방법이 많이 이용됐다. 이는 지난 97년말과 98년에는 대기업도 해외증권 발행이 어려워 일부 투자자에게 전량 매각하는 사모(私募)형식을 취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또 과거 해외 대형 금융기관들이 주로 담당하던 전환 대리인, 원리금 지급대리인 등 해외증권의 권리행사 대행 기능도 지난해부터는 국내 금융기관들이 수행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

증권예탁원 해외증권팀 관계자는 "국내 기업이 해외증권을 발행하기 위해 건당 2만~4만달러씩 해외 금융기관들에 수수료를 지불해왔으나 국내 금융기관을 이용하게 되면서 수수료 부담이 절반으로 줄었다" 고 말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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