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와 원단으로 꾸미는 이색 패션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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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2000년 벽두 재미있는 패션쇼가 두 건 열린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11개 구두업계가 연합해 갖는 구두 패션쇼와 원단업체가 디자이너에게 원단을 제공해 열리는 원단업체-디자이너 연합 패션쇼가 그것. 소다를 비롯한 국내 11개 중견 구두업체는 지난해 말 한국패션구두협의회(KFSA)를 구성하고 오는 2월1일 오후 7시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첫 KFSA컬렉션을 갖는다.

참여 브랜드는 고세.닥스.소다.엘레강스.엘리자베스.이사벨.잉글랜드.조이.키사.팬시.부띠끄.탠디 등 11개 업체 12개 브랜드. 이들 제품은 국내 제화 상위 3사인 금강.에스콰이아.엘칸토를 제외하고는 중견브랜드 대부분이 포함된 것이다.

이사벨의 용준식 사장은 "외환위기 이후 로드숍이 쇠퇴하면서 중견 브랜드 업체들이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며 "함께 모여 구두수선 서비스문제.백화점 입점문제 등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KFSA가 탄생하게 됐다" 고 말했다. 또 밀려오는 외국브랜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공동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갈 필요가 있다는데 뜻을 같이해 이번 컬렉션까지 준비하게 됐다는 것. 이번 쇼에서는 공단.벨벳을 원단으로 만든 구두,빨강.핑크.하양 등 다양한 색상의 구두, 한껏 멋을 부린 부띠크형 구두들도 상당수 선보여 '보는 즐거움' 을 더할 듯. 모델들은 구두를 보다 부각시키기 위해 구두를 들고 등장하거나 탭댄스를 추는 등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한편 한국신양통상은 디자이너 노승은.임선옥씨에게 원단을 제공, '클라리노 패션쇼' 를 21일 오후2시(임선옥).5시30분(노승은)각각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2층 크리스탈 볼룸에서 갖는다. 기업에서 디자이너에게 원단을 제공해 패션쇼를 제공하는 것은 드문 일. 한국신양통상이 제공하는 원단 클라리노는 일본 크라레사에서 수입한 인조피혁으로 천연피혁의 느낌을 살리면서 '물에 약하다' 는 등의 천연피혁 단점을 개선한 것이다.

'에고' 브랜드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임선옥씨는 "새로운 소재는 디자이너들에게 다른 창작의욕을 고취시키는 면이 있다" 며 "어려운 가운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디자이너들에게 기업과 연계한 패션쇼는 도움이 된다" 고 말했다.

노승은씨는 인조피혁의 질감을 살리는 자연스러운 옷들을, 임선옥씨는 단순하고 현대적 작품들을 무대에 올린다.

이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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