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마 얇은 막도 요리 재료 스시 50년 … 맛엔 끝이 없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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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최근 서울 논현동의 일본요리 교육기관인 나카무라 아카데미의 강의실. 30여 명의 요리사와 레스토랑 관계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일본 후쿠오카에서 방한한 스시 장인 야마나카 다쿠오(山中啄生·68·사진)의 특강을 듣기 위해서다. 나카무라 코리아의 이사장 나카무라 데쓰(中村哲·56)는 “야마나카는 후쿠오카에 자신의 이름을 딴 스시집을 세 군데나 운영할 정도로 성공한 스시 장인”이라고 소개했다. 야마나카는 2006년 일왕 부부가 후쿠오카를 방문했을 때 스시를 만들도록 뽑힐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다양한 재료와 화려한 스타일이 트레이드 마크다.

스시 인생 50년을 기념해 열린 이날 특강에서 그는 다시마에서 벗겨낸 얇은 흰 막을 스시 위에 덮거나 김 대신 절인 야채로 초밥을 말아 내는 기법을 선보였다. 유자 껍질과 고추를 갈아 만든 향신료와 다진 산초 잎을 생선 위에 얹기도 했다.

강의 뒤 만난 그에게 성공 비결을 묻자 “항상 새로운 것을 찾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한다”며 “향기, 감칠맛, 단맛, 매운맛이 어우러져야 좋은 요리이기에 다양한 응용을 한다”고 말했다. 생선 살을 잘라 밥에 그냥 올리는 게 아니라 이를 돌돌 말아 여러 모양을 만들어 올리기도 한다. 오징어 스시는 칼집을 넣은 한쪽 면을 불에 그슬려 장식 효과를 낸다.

나카무라 이사장은 “야마나카 스시는 건물 외관에서부터 음식의 맛까지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훌륭하다”며 “음식은 물론 식당 건축과 인테리어, 분위기까지 총체적인 요소를 합쳐 경쟁력을 유지하는 현대 일본 요식업계의 모범”이라고 소개했다. 야마나카 본점의 자랑은 12㎝ 두께의 노송으로 만든 10m 길이의 카운터. “노송은 향도 좋지만 살균효과도 있다고 해서 특별 제작했다”는 설명이다.

스시 인생 50년의 소회를 묻자 야마나카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배울 것이 더 많아진다고 느낀다”며 “요리라는 세계는 깊고 넓어서 아무리 공부해도 끝이 없다”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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