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4대 강 착공 … 수질오염 우려 씻고 후세를 위하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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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4대 강 공사가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착공된다. 강 수위를 유지하기 위한 둑인 보(洑)를 설치하고, 강바닥을 파서 물길을 만드는 준설(浚渫)공사가 시작된다. 우리는 4대 강 공사가 홍수 예방과 수자원 확보를 위해 꼭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하며 22조원이나 투입되는 대역사인 만큼 성공리에 마무리되길 기원한다. 다만 야당과 환경단체, 일부 전문가들의 반발이 여전하다는 사실에 유념, 그들의 우려를 불식하는 노력도 병행할 것을 당부한다.

반대론자들의 주장 중엔 경청할 대목도 적잖다고 본다. 정파적 논란이야 ‘반대를 위한 반대’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전문가들의 객관적이고도 건강한 지적까지 내쳐선 곤란하다. 예컨대 예비타당성 조사를 생략했다든지, 환경영향평가 조사를 졸속으로 했다는 비판 등엔 정부가 설득력 있는 해명을 내놔야 할 것이다. 4대 강 공사는 환경과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업이다. 일단 파괴되면 복원하는 데 들이는 시간과 돈이 막대하다는 건 새만금과 시화호의 사례에서 익히 경험했던 바다. 그래서 정부가 외국 전문가들의 진단과 조언을 더 많이 듣고, 좀 더 신중하고 단계적으로 추진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부가 각종 반발에도 불구하고 공사를 강행한 데는 각종 비판에 대한 나름의 해결책이 마련돼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정부는 대국민 설득작업을 더 적극적으로 펼칠 필요가 있다. 잘못될 경우 무슨 책임을 어떻게 지겠다는 식의 책임소재까지 덧붙여진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일 것이다.

현재 가장 우려되는 건 보의 건설로 인한 수질오염이다. 물 순환시설이나 수질 자동측정장치 등을 설치해 오염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다는 외국 전문가들이 많다. 왜 그런지를 세밀히 챙겨 수질오염 우려는 반드시 해소해야 한다. 보의 높이와 준설 깊이가 지나치다는 의견도 다시 챙겨볼 일이다. 공사가 시작됐다고 해도, 문제가 있으면 과감하게 설계를 바꾸는 유연성을 발휘해 주었으면 한다. 이 땅은 우리 세대가 잠깐 빌려 쓰고 있는 것임을 항상 염두에 두고 4대 강 공사가 후세를 위한 역사가 되도록 모두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