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표는 8일 오후 서울 경희궁을 찾아 청소년 150여 명과 함께 문화재 보호활동을 벌였다.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 방문객수가 900만 명을 돌파한 것을 기념하는 이벤트였다. 1시간30분가량 경희궁 경내를 청소한 박 전 대표는 “청소년들이 어린 나이부터 문화재 보호에 관심 갖고 노력하는 것은 정말 뜻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자들이 세종시에 대한 질문을 던졌지만 박 전 대표는 “경희궁에서 그런 말씀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으냐”며 웃어넘겼다.
측근들은 “이미 박 전 대표가 할 말은 다 했기 때문에 당분간 세종시 논란에 직접 나서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렇더라도 세종시에 대한 박 전 대표의 인식이 바뀌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한다. 지난 5일 박 전 대표가 본회의장 의석에서 과거 한나라당 인사들이 세종시 추진 약속을 했던 발언록을 살펴보던 장면이 언론에 포착됐다. 여기엔 2007년 이명박 대통령이 “행복도시는 계획이 확정됐기 때문에 차질 없이 잘 추진해야 한다”고 말한 것과, 지난해 박희태 전 대표가 “행복도시는 역사적 사실이고 누구도 방해할 수 없다”고 했던 자료 등이 들어있었다.
정 총리 측은 불발된 박근혜 전 대표와의 면담도 계속 추진 중이다. 수도권 출신의 친박계 의원을 통해 박 전 대표 측에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또 세종시 원안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설득하기 위해 야당 의원들과 간담회를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은 9일 국토연구원·KDI·행정연구원 등 세종시 문제와 관련된 3개 연구기관의 장을 초청해 “자족기능 보완과 행정 효율화 등에 대해 대안을 마련해 달라”고 당부하고 관련 용역을 발주하기로 했다.
김정하·백일현·선승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