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만큼 중요한 것은 인성 … 친절과 긍정의 힘 가르쳐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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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이영우 경북도교육감(가운데 양복 입은 사람)이 특강을 마친 뒤 도산우리예절원 가족들과 기념촬영했다. [도산우리예절원 제공]


“공부 잘하던 제자는 초등학교 교사가 되고 50명 중 40등 이하였던 학생은 건설회사를 운영하고 있더라. 공부가 전부가 아닌 것같다.”

이영우(64) 경북도교육감이 7일 오후 대구 도산우리예절원(원장 이동후)의 특강에서 들려 준 이야기다.

이 교육감은 이날 오전 ‘2009 로봇올림피아드’ 개막식 참석차 포항을 찾았다가 제자 5명을 만나 근황을 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건설회사 사장은 동창회장을 맡아 돈을 많이 내고 좋은 일을 많이 한다”며 “공부 잘하는 이는 안정된 직장을 찾고 공부 못한 이는 돈벌이를 잘하더라”고 덧붙였다.

그는 35년 교사 체험을 통해 “학교 다닐 때 공부가 중요하지 사회 나가면 활동적이고 친절한 사람이 성공한다”며 “가르칠 때 이런 게 더 소중한 것같다”고 말했다.

친절이 성공으로 이어진 미국 사례도 들었다.

소나기가 쏟아지는 밤 노부부가 차를 몰고 가다 허름한 호텔에 들렀다. 종업원은 인근 호텔을 수소문하다 근무로 마침 자기 방이 비었다며 청소한 뒤 내 주었다. 노부부는 다음날 호텔을 나서면서 “잘잤다”며 방값의 3배를 전했으나 종업원은 극구사양했다. 객실이 아닌 때문이다.

어느날 종업원에게 왕복 항공권과 초대장이 전달됐다. 3년 전 자고 간 노부부였다. 그곳을 갔더니 노부부가 새로 지은 호텔 현관에서 그를 맞았다. “당신을 위해 이 호텔을 지었다”며 경영권을 넘겼다는 것이다. 미국 아스토리아호텔 초대 경영자 조지 볼트의 유명한 이야기다.

자신이 교장 시절 만났던 친절한 야구르트 아주머니 사례도 곁들였다. 웃는 표정으로 고객을 대했더니 장사도 잘되고 남편·자식까지 잘되더라는 이야기다.

이 교육감은 이날 친절과 긍정의 힘을 여러 사례를 들어 역설했다. 그는 공부만큼 인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경북 경산출신의 이교육감은 경북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한 뒤 1973년부터 중·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했다. 경북교육청 중등교육과장, 교육정책국장, 김천고 교장을 지냈고 5월 교육감에 당선됐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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