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건물 '담장 허물기'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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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답답한 담장을 헐어내니 마음까지 훤히 트이는 것 같아요. " 6일 여섯살배기 아들의 손을 잡고 전주 진북동 어린이 놀이터에 나온 주부 김영인(金暎仁.금암동)씨는 달라진 풍경을 보고 즐거워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곳 50여평의 놀이터는 사방이 콘크리트 담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그러나 전주시가 지난달 말 담장을 헐어내고 주목과 왕벚나무.혜화나무.영산홍.철쭉꽃 등을 심어 화단을 만들었다.

金씨는 "콘크리트숲에 가려졌던 놀이터 담장이 화사한 꽃밭으로 단장돼 절로 생기가 돈다" 고 말했다.

쾌적한 녹색 환경을 가꾸자는 취지로 시작한 '담장 허물기' 사업이 주민들의 호응을 받으며 모범행정 사례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이 운동을 시작한 전주시는 최근까지 공공건물 10곳의 담장을 없앴다.

덕진동 종합경기장은 백제로변 담장 3백여m를 헐어내고 나무를 심은 뒤 곳곳에 벤취를 설치해 시민을 위한 쉼터로 개방했다.

담장 없애기 사업이 인기를 얻자 공공기관은 물론 아파트.학교 등에서도 신청이 잇따르고 있다.

무주군도 지난해 군청의 벽돌담을 허물고 나무와 꽃을 심었다. 또 분수대를 설치하고 3백여평 규모의 어린이 놀이터도 만들어 주민들의 쉼터로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무풍.적상.설천면 등 면사무소의 담장을 없애고 자연석과 철쭉 등을 심어 꽃밭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김완주(金完柱)전주시장은 "담장 허물기가 주민들에게 쾌적한 도시환경 제공은 물론 2002년 월드컵경기를 보기 위해 찾아올 외지 관광객들에게 다시 찾고 싶은 고장이라는 이미지를 남길 것으로 확신한다" 고 말했다.

전주〓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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