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란으로 지샌 98년 억대 고소득 1만명 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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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외환위기 영향을 받은 98년 한햇동안 1억원이상 고소득자(종합소득세 신고 대상자 기준)는 크게 줄어든 반면 1천만원 이하 저소득자는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경기침체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부도기업이 속출하면서 전반적으로 소득이 줄어든데다 금융소득종합과세가 유보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일 국세청이 발표한 '국세통계 연보' 에 따르면 지난해 5월(98년 귀속분) 종합소득세를 신고한 1백16만여명 가운데 1억원 넘게 돈을 번 사람은 1.5%인 1만7천6백26명에 달했다. 97년의 2만8천2백41명(2.2%)에 비해 1만여명 이상 줄었다.

이들이 신고한 소득금액은 총 3조8천8백66억원으로 1인당 평균 2억2천47만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특히 5억원 넘게 돈을 번 사람도 8백99명으로 97년(1천6백85명)보다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반면 1천만원이하 소득자는 전체의 66.4%인 77만3천9백79명으로 97년의 63.9%(80만6백69명)보다 2.5%포인트 늘었다.

이들이 신고한 총소득금액은 5조6천50억원. 1인당 평균 7백24만원에 달해 1억원이상 소득자들이 번 금액의 30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종합소득세 신고대상은 이자.배당.부동산.사업.근로.기타 소득이 있는 사람이며, 순수하게 근로.퇴직소득만 있는 납세자는 연말정산으로 별도 집계되기 때문에 이들 수치에서 제외된다.

순수 근로소득자는 98년말 현재 6백26만9천명으로 97년(6백94만4천명)보다 67만5천명이 감소했다. 기업들의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떠난 근로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국세청은 분석했다.

근로소득자 중에서는 1천만원 이하를 받은 사람이 4백80만2천명으로 전체의 76.6%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1천만원 초과~4천만원 이하가 1백41만명으로 22.5%에 달한 반면 4천만원 초과~8천만원 이하는 4만9천명(0.88%), 8천만원 초과는 8천명(0.1%)에 불과했다.

한편 소득금액별 세율은 ▶1천만원 이하가 10%▶1천만~4천만원 20%▶4천만~8천만원 30%▶8천만원을 넘으면 40%로 소득이 높을수록 고율이 적용된다.

이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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