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투자 이렇게] 민박집 성공경험 자연학습장까지 운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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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꿈에 그리던 전원주택에 살면서 집을 활용해 돈도 버니 일거양득인 셈이지요. "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승안리 용추계곡 맨 안 쪽 산기슭에 자리잡은 2층 황토 통나무집은 조성보(48)씨의 보금자리이면서 일터다.

2층에는 조씨 가족이 살고 있고 1층은 용추계곡을 찾는 휴양객들을 대상으로 민박을 해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16년간 서울시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지난 93년 그만두고 조그만 개인사업을 시작한 조씨는 그 때부터 틈틈이 전국의 땅을 보러 다녔다.

평소 꿈꿔왔던 전원생활을 실현하기 위한 집터를 찾기 위해서였다. 그러던중 97년 6월 용추계곡을 찾았다가 전원주택 단지 조성을 막 시작한 지금의 자리를 보고 '한눈에 반해' 그 자리에서 계약을 했다. 1백80평을 평당 45만원씩 8천1백만원 주고 샀다.

분당에 살던 조씨는 그 해 9월부터 혼자 내려와 일꾼을 사서 직접 집을 지었다. 자연환경과 어울리는 집을 짓겠다는 생각에 통나무와 황토를 주로 이용했다.

건평 60평 가운데 아래층 38평은 민박용임을 감안해 방 3개 외에도 단체 숙박객들의 모임 장소로 활용할 수 있는 대형 거실을 마련했다.

지난해 6월 집이 완공됐고 평당 2백50만원씩 모두 1억5천만원이 들었다.

집 완공과 함께 휴가 성수기를 맞은 조씨는 곧바로 민박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휴양객에 비해 민박시설이 부족하다 보니 여름내내 '만원' 이었다.

조씨는 내친 김에 민박사업을 크게 해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 아래쪽 계곡에 방치돼 있는 평지 1천여평과 그 곳에 딸린 산 3만여평을 15년간 무상 임대 후 나중에 시설 일체를 땅주인에게 주는 조건으로 빌린 조씨는 1억5백만원을 들여 건물 1동과 방갈로 23개를 설치한 뒤 지난해 1월 '용추자연학습장' 을 열었다.

단순한 민박보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연학습과 야영훈련을 겸한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유치 효과를 높이자는 생각에서였다.

지난해 조씨가 민박으로 번 돈은 비용을 모두 빼고 4천만원 정도. 사실상 사업 첫 해인 점을 감안하면 꽤 괜찮은 벌이라는 게 조씨의 생각이다.

지난해 4월 분당 아파트를 정리하고 아내와 고등학교에 다니는 두 딸까지 모두 내려와 함께 살고 있는 조씨는 "학교 문제로 처음에는 망설였던 딸들도 지금은 아주 만족해 하고 있다" 며 "그림처럼 아름다운 전원에 살면서 먹고 살 만큼 돈도 버니 더 바랄 게 없다" 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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