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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인류 얼마나 달라졌나 下]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5면

인류는 지난 한세기 하늘을 나는데 만족하지 못하고 우주에까지 진출했다. 1903년 라이트 형제가 12초간 하늘을 난지 54년 만인 57년 옛 소련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가 우주에 처음으로 발사됐다.

이어 69년에는 미국의 닐 암스트롱이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에 첫발을 디뎠다.

미국은 또 73년 우주정거장 '스카이랩' 을, 옛 소련은 86년 '미르' 를 쏘아올려 인간이 우주에 머물며 각종 실험과 탐사를 하는 단계로 우주 진출의 수준을 높였다. 98년부터 미국.러시아 등 14개국은 2004년 영구 우주정거장 건설을 목표로 협력하고 있다. 멀리는 화성에까지 우주선을 보내 생명체와 물을 탐사하고 있다.

1900년 독일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가 제창한 양자 가설은 30년대 폭을 넓히며 양자역학으로 발전했다. 양자역학의 등장으로 미시세계는 물론 생명현상의 기저에 놓여있는 물리.화학적 원리까지 규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또 1905년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은 그전까지 전혀 별개로 생각했던 시간과 공간이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 질량이 곧 에너지라는 것을 밝힘으로써 방사성 물질에서 어떻게 에너지가 나오는지를 설명해 주었다.

이에 힘입어 4천5백여명의 과학기술자들이 참여한 미국의 맨해튼 계획으로 1945년 5월 핵폭탄이 나왔다. 오펜하이머.페르미.로런스.콤프턴 등 4명의 과학자들은 논쟁 끝에 만장일치로 항복않고 버티던 일본에 핵폭탄을 투여하기로 결정했다. 같은 해 8월 6일과 9일, 일본 히로시마(廣島)와 나가사키(長崎)에 핵폭탄이 투여됐고 폭탄은 각각 14만명, 7만명의 목숨을 순식간에 앗아갔다.

47년 진공관의 원리를 이용한 트랜지스터의 개발은 인간의 생활을 편리하게 할 수많은 전자제품이 탄생되는 밑거름이 됐다. 53년 미국의 제임스 웟슨과 영국의 프란시스 크릭은 인간의 유전자(DNA)구조를 밝혀내 생명공학 시대를 열었다.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의 유전정보가 담겨져 있는 DNA의 정체가 파악되면서 97년 스코틀랜드 로슬린 연구소팀이 체세포 복제양 '돌리' 를 탄생시키기에 이르렀다. 또 인간 게놈계획은 인간 유전자의 완벽한 해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인류가 20세기 과학을 비약적으로 발달시키면서 나타난 반작용도 만만치 않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환경파괴. 전세계 밀림의 절반이 1950년 이후 없어졌다. 이중 75%는 경작지로 바뀌었다.

현재도 매년 남한 전체 만한 땅이 밀림에서 황무지로 변하는 사막화 현상이 급속히 진행돼 육지 전체 면적의 3분의 1이 모래땅으로 변할 위기에 놓였다. 서아프리카의 경우는 이번 세기가 끝나면 전 삼림의 4분의 3이 사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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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전 지구상의 생물종중 1%가 멸종돼 20~30년 후면 지구에 사는 생물 중 4분의 1이 사라질 것으로 우려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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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와 오존층 파괴도 인간이 불러온 산물이다. 59년 남극대륙의 하늘 위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오존 구멍은 이제 남미 대륙의 절반 크기로 커졌다. 제네바에 있는 세계기상기구(WMO)는 "오존 구멍의 크기가 8백만㎢에 이를 것" 으로 보고 있다.

98년 세계 기온은 기상관측이 시작된 1백30년동안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고 라니냐.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기상이변도 속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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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공학의 발달이 인류에 미칠 영향도 뜨거운 논란의 대상이다. 유전자 조작으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동.식물들이 지구환경과 인체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해선 아직 뚜렷한 결론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21세기는 인간 자체의 건강이나 수명 개선 뿐 아니라 인류가 살고 있는 지구 전체의 환경개선이라는 벅찬 과제를 인류에 던져주고 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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