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조선진-왕레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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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아슬아슬한 大馬 생존싸움 白 살자 黑 白旗

제7보 (134~156)〓드라마는 이제 종착역에 가까이 왔다. 까다로운 흑▲를 지긋이 바라보던 趙9단은 예상대로 134 젖혀 살기만 하자고 나온다.

王8단은 살려줄 수 없다. 살려주면 흑대마가 전멸하니까 어떻게든 붙들고 늘어져야 한다. 처참한 모색 속에서 5분여가 후딱 지나고 흑은 드디어 초읽기에 몰렸다. 이런 순간의 초읽기는 저승사자나 한가지다.

138은 실수. 그냥 '가' 에 두었으면 흑은 응수가 없다. 바둑도 여기서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이젠 '가' 에 두었다가는 큰일이 난다. '참고도1' 을 보자. 백1로 막으면 흑2로 웅크리는 수가 있다.

백3 넘을 수밖에 없을 때 흑4부터 8까지 패가 난다(백△와 흑▲의 교환이 없다면 A로 몰아 그만). 패가 나면 역전이다 싶어 모니터를 주시하는데 趙9단은 용케 지뢰를 피해 142로 물러선다.

143으로 막았으나 144가 마지막 결정타가 됐다. 백대마는 한집밖에 없어 쫓아가면 금방 잡을 수 있지만 흑도 '나' 의 약점이 있어 아슬아슬하게 한박자가 늦다.

초읽기 속에서 허둥지둥 147로 끊어봤으나 148부터 선수한 뒤 152로 기어나오자 한점이 잡혀버렸다. 백이 완생하자 王8단은 비로소 항복했다.

147로 '참고도2' 흑1로 두어도 백8까지 산다. 흑▲ 자리와 A가 맞보기.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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