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우리말 바루기 46. '이/가, 을/를'을 줄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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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글에서 격조사 '이/가' '을/를'을 불필요하게 사용함으로써 문장이 늘어지고, 읽기 불편한 경우가 많다.

"2008학년도부터 적용이 되는 새 입시제도에서는 논술이 당락의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이 된다"에서는 '이/가'가 많아 읽기에 불편하다.

'적용이 되는' '예상이 된다'의 '이'를 빼고 한 단어(적용되는, 예상된다)로 처리해 "2008학년도부터 적용되는 새 입시제도에서는 논술이 당락의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로 하는 것이 간결하고 부드럽다.

"학교나 학원에선 벌써 글쓰기.논술 과목을 강화를 하고, 학부모들도 어떻게 대비를 해야 할지 걱정을 하고 있다"에서는 '강화를 하고' '대비를 해야' '걱정을 하고'의 '을/를'을 빼고 "학교나 학원에선 벌써 글쓰기.논술 과목을 강화하고, 학부모들도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걱정하고 있다"로 하는 것이 낫다.

'예상하다' '합격하다' '급급하다' 등 '명사+하다'로 이루어진 동사나 형용사에서 굳이 어근인 명사를 분리한 뒤 '이/가' '을/를'을 넣어 '예상이 되다' '예상을 하다'는 식의 두 단어로 만들 필요가 없다.

"책상을 제대로 정리하지를 않아 어지럽고, 방바닥도 닦지를 않아 깨끗하지가 못하다"에서 보듯 '~지' 다음의 '이/가' '을/를'도 강조하는 의미가 있으나 문장을 읽기 불편하게 만든다. "책상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아 어지럽고, 방바닥도 닦지 않아 깨끗하지 못하다"가 한결 부드럽다.

'이/가' '을/를'을 줄이기만 해도 훨씬 간결하고 부드러운 문장이 된다.

배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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