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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련 '합당역풍' 거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자민련에서 부는 합당 역풍(逆風)이 거세다.

당 명예총재인 김종필(金鍾泌.JP)국무총리의 외유를 틈타 휘몰아치는 청와대.국민회의쪽의 합당 대세론에 맞선 강력한 저항전선이 17일 형성된 것이다.

저항전선은 영남권과 충청권 출신 의원들이 각각 만들었다.

이날 여의도 한정식 집에서 박철언.차수명.이정무.박구일.김동주.이정무.김종학.김허남 의원과 최재욱.김종기.반형식.배명국 전 의원 등 영남권 원내외위원장 20여명이 '반합당운동 선언' 을 결의했다.

이들은 "자민련을 지키고 국민회의와 합당이 안되도록 하기 위해 총력을 경주한다" 고 결의하고, 서명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박구일.김허남 의원 등이 "합당하면 즉시 탈당한다는 결의를 하자" 고 제안했으나, 박철언 부총재가 "JP가 아직 분명한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다" 며 만류했다.

이 자리에 초청된 박태준(朴泰俊.TJ)총재는 "여러분의 뜻을 충분히 이해한다" 고만 했을 뿐, 자신의 분명한 입장을 표시하진 않았다고 한다.

朴총재는 모임에 참석하기 전 당사 총재실에서 "그분(JP)이 딱 한마디만 하면 될텐데…" 라며 JP의 모호한 입장에 답답해 했다고 한다.

합당 여부는 金총리의 최종결심 사항으로, 고용사장격인 자신이 가타부타 입장 표명을 하기 어렵다는 게 朴총재의 인식이라고 한다.

충청권 의원들도 반합당론자인 강창희 의원이 앞장서 서명작업에 들어갔다.

이인구.김현욱.이양희. 김학원. 변웅전. 이상만.김선길 의원 등이 16일 긴급회동을 갖고 "JP가 귀국하는 21일 소속의원 총회를 열어 합당반대 결의를 다질 것을 지도부에 요청하자" 고 결의했다.

영남권.충청권 의원들은 청와대와 국민회의의 동교동계 등 합당 적극론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합당 불가론을 설득하기로 했다.

그러나 수도권 11명 의원들은 "소선거구제가 유지된다면 여권의 안정의석 확보를 위해 합당은 불가피하다" 는 입장이다.

한영수. 이태섭. 허남훈 .이택석.이건개. 박신원. 이상현. 김기수. 김의재 의원 등 서울.경기.강원 출신 의원들은 이날 영남권 의원들이 모인 음식점 옆방에서 합당 대세론에 인식을 같이 했다고 한영수 부총재가 전했다.

합당을 둘러싼 자민련의 갈등은 분열 직전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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