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도메인' 선점당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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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브뤼셀〓연합]인터넷 도메인을 선점해 비싼 값에 되파는 이른바 '도메인 사냥꾼' 이 이번에는 빌 게이츠(사진)마이크로소프트(MS)회장의 호주머니를 노리고 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는 13일 한 영국인이 게이츠 회장의 이름을 본떠 등록한 도메인 'billgates.co.uk' 를 2백만파운드(약 37억원)이상의 가격으로 경매에 부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긴급 자문을 구하는 등 비상이 걸린 MS측은 "게이츠 회장의 지명도를 부당하게 이용하려는 시도를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 고 밝혔다.MS측은 "도메인을 사지 않는 것은 물론 어떤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 이라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 고 말했다.

'billgates.co.uk' 도메인을 팔겠다고 내놓은 영국인이 누구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적은 돈으로 도메인을 대거 사들여 고가에 되파는 도메인 사냥꾼으로 보인다.

최근 도메인을 팔아 가장 큰 돈을 번 사냥꾼은 텍산 마르크 오스트로프스키란 사람으로 지난달 'business.com' 도메인을 인터넷 경매에 부쳐 4백60만파운드(약 85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인터넷 검색 엔진인 알타비스타를 운영하는 컴팩 컴퓨터사는 지난해 미 캘리포니아에서 3류 극장을 운영하는 한 기업인에게 2백만파운드를 주고 'altavista.com' 을 사들인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도메인 사냥꾼들이 상표권 침해로 제소를 당해 패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앞으로 도메인 선점을 이용한 횡재가 그리 쉽지 만은 않을 전망이다.최근 햄버거 체인인 버거킹 측에 'burgerking.co.uk' 도메인을 팔려던 도메인 사냥꾼이 영국 법정에서 부당이득 혐의로 패소해 도메인 소유권을 빼앗기고 원고측 소송비용까지 지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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