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다시보기] 5.종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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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국제적 분쟁의 원인 중 하나인 종교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종교간의 대화와 화해 움직임이 활발했다.

가톨릭과 루터교가 구.신교로 갈라져 지난 5백년 가까이 서로 반목.대립해온 의화(義化)논쟁에 종지부를 찍고 화해했다.

물론 화해와 평화의 새천년을 맞기위한 길 닦기다. 우리도 종교 내부, 종교간 화해 의지를 내비치기는 했지만 크고 작은 분쟁이 끊이지 않은 한해였다.

▶목 잘린 단군상〓단군의 홍익사상으로 민족 화합과 통일을 이루자는 취지로 지난 3월부터 전국 3백60여 각급 학교및 공공기관에 세워진 '통일기원국조단군상' 의 목이 경기도 여주 일부 학교에서 잘려나갔다. 이를 계기로 일부 개신교계와 불교를 포함한 민족종교 간의 갈등이 언제든 폭발할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시켰다.

▶조계종 분규〓지난해 말 서울 견지동 조계사에서 벌어진 승려들간의 무력 종권 다툼으로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던 조계종단이 올초 고산 총무원장 체제 출범으로 안정을 되찾았다.

그러나 10월 법원이 선거 절차상의 하자로 총무원장직 부존재확인 판결을 내리자 다시 분규에 휩싸였다.

그러다 지난달 15일 새로 선거를 치러 정대총무원장 체제를 출범시켰다. 사회법이 종교의 법에 우선하는 현실에 불교계를 비롯, 종교계 전체가 울분과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사회법을 끌어들일수 밖에 없는 종교계 갈등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높다.

▶성경 앞의 거짓 증언〓 '옷로비' 파문의 당사자들이 한 교회의 교인들로서 저마다 성경을 두고 맹세한 국회증언이 거짓임이 판명되며 기독교인들을 참담하게 하고 있다.

MBC를 점거해 초유의 방송중단사태를 빚은 만민중앙교회, 신앙을 이유로 수술을 거부한 '신애양' 논란, 종말을 기다리며 집단가출한 사건등으로 일부 개신교회들의 대형화.광신화.비도덕성이 사회문제화 됐다.

▶기독교 반민족 행위 반성〓대희년(大禧年)을 앞두고 천주교.개신교계가 잇달아 세미나등을 통해 민족의 역사와 전통, 민족감정에 거스른 부분에 대해 반성. 구한말 서양에 병력요청, 일제하 독립운동 무시와 태평양전쟁 참전 독려등 한국교회의 과거를 반성했다.

또 제사나 세시풍속등 고유문화를 말살한 것을 반성하며 21세기는 전통을 수용, 한국교회가 민족에 더욱 튼튼히 뿌리를 내리자고 했다.

▶화합과 통일의 인간띠 잇기〓불교.개신교.천주교.원불교.천도교.유교.민종종교등 7대 종단은 사회단체와 연대하여 내년 3.1절에 남북과 동서를 연결하는 온겨레손잡기운동을 펼친다.

종교간의 화합은 물론 영호남의 동서와 남북의 화합과 통일을 위해서다. 서로간의 신뢰와 사랑으로 21세기를 맞이하자는 취지에서다.

이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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