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핵무기 보유 상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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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옐친 대통령이 러시아가 핵무기 강국임을 강조하는 것은 핵무기 전력만큼은 미국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실제로 과거 냉전시절 핵무기에 집중적 투자를 해 미국을 능가하는 핵실력을 보유하게 됐다.

현재 알려진 러시아의 핵전력은 전략핵탄두만 7천2백여개, 전술핵무기는 1만개가 넘는다.

특히 사정거리 5천㎞ 이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미국을 절대적으로 압도한다.

단, 잠수함 발사 핵탄도미사일과 전략폭격기 부문에서는 미국에 다소 처지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과 지난 91년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 Ⅰ)을 통해 보유 핵무기의 30% 이상을, 96년 START Ⅱ에서는 각각 3천~3천5백기의 핵무기를 폐지하기로 합의했으나 실행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특히 러시아는 핵무기에 대한 집착이 대단해 재정고갈에도 불구하고 엘리트 핵무기 부대는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2003년 투입을 목표로 길이가 1백70m에 이르는 핵잠수함을 건조 중이며, SS-25미사일 연대도 창설했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도 러시아군이 곧 몰락을 앞둔 것처럼 세계언론에 묘사되고 있지만 핵강국으로서의 위치만은 결코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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