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경실련 출범10주년…내분딛고 '밀레니엄 새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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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경제정의 실천과 시민민주주의' 를 기치로 내걸고 우리 사회에 시민운동의 토대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되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10일 창립 10돌을 맞는다.

특히 경실련은 올해 내내 전 사무총장의 신문칼럼 표절 시비로 촉발된 내분 사태로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에 시달렸던 까닭에 이번 기념일을 맞는 감회가 예년과 다르다.

경실련 내분 사태는 전문가 그룹의 이탈과 구성원간의 헤게모니 다툼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도덕성을 생명으로 하는 시민단체에 치명적인 상처를 안겼다.

경실련은 그러나 최근 이석연(李石淵)변호사의 사무총장 취임을 계기로 조직개편 등을 통해 새 천년을 맞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시민들의 참여 속에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단체로 거듭난다" 는 내부 입장을 정리한 경실련은 최근 ▶대의원회 신설▶상임집행위원회 재정비▶상향식 의사결정 제도화 등을 담은 새 규약을 만들고 거듭나기를 시도하고 있다.

또 최근 사회 각 분야의 무자료거래 실태 조사를 비롯한 조세정의 실현 운동에 박차를 가하는 등 운동의 전문성 확보에 주력, 한동안 경실련을 외면했던 회원과 자원봉사 전문가들이 최근 속속 복귀하는 등 활력을 되찾는 분위기다.

경실련은 10일 농협중앙회 대회의실에서 갖는 창립 기념식에서 국가와 기업 감시, 사회적 약자의 보호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21세기 비전' 을 선포할 예정이다.

李사무총장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권위주의와 독선, 비민주적 요소를 척결하는 한편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모든 권력에 대항하는 자세를 견지하겠다" 며 "많은 시민들의 애정어린 비판과 격려를 기대한다" 고 밝혔다.

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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