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P 만찬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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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현 정부 들어 대통령의 첫 삼청동 총리공관 방문은 여러가지 화제를 낳았다.

○…김종필 총리의 부인 박영옥(朴榮玉)여사는 김대중 대통령 부부와 저녁식사를 함께 할 식탁의 꽃꽂이를 손수 하는 등 청와대측의 '파격' 에 극진한 '예우' 로 화답했다.

총리실은 金대통령이 좋아하는 저녁식사 메뉴로 중국음식과 포도주를 시내 모 호텔에 특별 주문하기도.

오후 6시30분 金대통령 내외가 총리공관에 도착하자 현관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金총리 내외는 "이렇게 찾아주셔서 고맙다" 며 환한 웃음으로 맞았다.

金대통령과 金총리는 부부 동반으로 만찬을 함께 하고 난 뒤 지난 7월 17일 워커힐 회동 때와 마찬가지로 두 사람만 옆방으로 자리를 옮겨 배석자 없이 단독회동을 가졌다.

대통령과 총리 내외가 저녁식사를 함께 하는 동안 청와대 한광옥(韓光玉)비서실장과 총리실 김용채(金鎔采)비서실장은 따로 마련된 방에서 '비서실장간의 만남' 을 가졌다.

한편 金대통령의 총리공관 방문 일정은 회동 이틀 전인 지난주 4일 오후 JP에게 통보됐는데 청와대와 총리실은 협의 끝에 이를 5일 오후 공동 발표키로 했다는 후문. ' ○…회동에 앞서 金총리는 비서실에 "별도의 준비자료는 필요없다" 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총리실 한 관계자는 "정치 9단끼리의 만남인 만큼 심중에 할 얘기를 미리 정리해 두고 있다는 방증" 이라고 받아들였다.

총리실은 JP의 연말 당 복귀 계획을 金대통령이 만류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자 "金대통령의 만류와 별개로 당 복귀 일정이 바뀔 가능성은 없다" 고 미리 못박기도 했다.

특히 청와대와 총리실 양측은 후임 총리 문제와 관련해 " '박태준 후임총리론' 은 여전히 살아있다" 고 귀띔, 눈길을 끌었다.

국민회의 한 당직자는 "오늘 회동은 공동정권 운영의 틀.정국관리 등 미묘한 부분에 대해 깊숙한 논의가 있을 것이나 발표내용은 빙산의 일각일 것" 이라고 말했다.특히 'TJ 예우방안' 이 어느 수준에서 화제에 올랐는지를 놓고 자민련측은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한 관계자도 "내년 총선 등 산적한 현안을 감안할 때 이날 회동은 짧은 만남, 긴 구상의 의미가 있다" 고 해석했다.

전영기.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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