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로 돈벌기] 연립주택 입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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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올 한해 부동산 경매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열기가 뜨거웠다. 외환위기로 값이 크게 떨어진 알짜 부동산을 구입하려는 수요자들이 많이 몰렸기 때문이다. 대중화되고 있는 경매시장에서 돈 번 사람들을 통해 성공적인 부동산 재테크 방법을 알아본다.

"전셋값으로 내집 마련은 물론 2천만~3천만원의 여윳돈으로도 얼마든지 투자할 수 있는 게 바로 부동산 경매입니다. "

외환위기로 졸지에 직업을 잃었던 주부 박민양(朴珉亮.41)씨는 요즘 주위에서 '경매 도사' 로 불린다.

올 들어 경매를 통해 2가구의 연립주택을 직접 구입해 짭짤한 재미를 본 데다 친지 10여명에게도 아파트.빌라 등 좋은 경매 물건을 소개, 낙찰받게 해준 때문이다.

경매에 대해 문외한이었던 朴씨가 경매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97년말. 환란으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이후 일을 찾던중 길거리에서 '태인경매정보' 라는 경매 정보지 아르바이트 사원모집 광고를 보고 일을 시작하게 됐다.

서울시내 법원을 돌며 경매에 응찰하러 온 사람들에게 경매 정보지를 팔고 경매 시장에 새로 나온 물건에 대해 조사해 회사에 보고하는 게 그녀의 일. "처음엔 까다로운 게 많아 일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6개월 정도 해보니까 나름대로 경매에 대한 안목이 생겨 어떤 물건이 좋고, 얼마를 쓰면 구입할 수 있는 지 감이 오더군요. " 朴씨는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기자 직접 도전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올해 초 4회 유찰된 서울 녹번동의 13평짜리 연립주택을 노려 첫번 째 성공을 거뒀다. 2천1백만원에 낙찰받아 반년 뒤 3천5백만원을 받고 되팔아 상당한 돈을 벌었다.

몇 달 뒤 다시 17평짜리 연립주택을 2천8백만원에 사들여 현재 2천5백만원에 세를 놓고 있다.결과적으로 3백만원만 갖고 집 한 채를 마련한 셈이다.

朴씨는 경매장에서 입찰 한 시간 전에 허용되는 경매물건 자료 원부 열람 때 눈치를 잘 살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기가 관심을 갖고 있는 물건에 대한 자료를 열람하는 사람이 많으면 높은 경쟁률이 예상되므로 입찰 금액을 좀 높이거나 응찰 자체를 포기하고, 반대일 경우 금액을 낮게 써넣어도 낙찰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朴씨의 다음 목표는 시어머니를 포함한 식구들이 이사가서 살만한 텃밭이 있는 단독주택을 낙찰받는 일로 현재 적합한 물건을 물색중이다.

朴씨는 "경매를 까다롭고 복잡한 것으로 생각해 두려워만 할 것이 아니라 임차인 등 권리분석만 잘 하면 별 문제가 없어 누구나 도전해볼 만하다" 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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