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남자 골퍼 세계무대 진출 적극 도울 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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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박삼구(59)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은 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기로 유명하다. 여자프로농구에서 만년 최하위에 머물던 금호생명이 '2004 겨울리그'에서 깜짝 우승을 한 배경에는 "무조건 다 바꾸라"며 지원을 아끼지 않은 박 회장의 관심이 있었다.

그는 또 박세리.한희원.박찬호.김병현 선수 등 나라를 빛낸 스포츠 스타들에겐 항공권 지원을 마다하지 않는다. 모교인 광주일고 야구팀이 서울에서 경기할 때면 바쁜 시간을 쪼개 야구장에 달려간다.

박삼구 회장이 지난 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제12대 회장에 취임했다. 프로 골퍼가 아닌 전문 경영인이 KPGA회장을 맡은 것은 고 허정구 초대회장(1968~71년)에 이어 두 번째다.

"그동안 '남자 골퍼는 세계 무대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통념이 자리 잡았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최경주나 허석호 선수는 남자 골프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점을 입증하지 않았습니까. 앞으로 더 많은 남자 프로골퍼가 세계 무대에 진출하도록 돕고 싶습니다."

박 회장은 "최경주 선수가 2002년 미PGA에서 2승이나 거둘지 예상조차 했었느냐"고 반문했다. 프로골프협회 수장을 맡게 된 계기를 묻자 "기업 경영과는 무관한 일이라 무척 망설였지만 골프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제의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국내 투어를 활성화하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국내 기업들의 대회 개최를 독려하는 한편 내년 5월께엔 금호아시아나배 골프 대회를 창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창 시절 축구.농구.야구.수영 등 거의 모든 스포츠를 섭렵한 것으로 알려진 박 회장은 골프 실력도 만만찮다. 이순을 눈앞에 둔 나이에도 수시로 70대 스코어를 낸다. 한양과 안양 골프장에선 이븐파를 기록한 일도 있다.

"머리 좋은 사람이 가끔 골프를 못 칠 수는 있지만 머리 나쁜 사람은 절대 골프를 잘 칠 수 없습니다. 골프도 전략이요, 사업도 전략입니다."

프로골프협회 수장을 맡은 박 회장의 지론이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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