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은 주권' 한국 NGO도 항의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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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쌀은 우리의 주식(主食)이자 주권(主權)입니다. "

뉴라운드 각료회의가 열리는 미국 시애틀 도심에서는 WTO 반대 시위로 최루탄이 난무하는 가운데 우리 쌀을 원료로 만든 막걸리.한과 등 한국의 전통음식이 등장했다.

한국의 NGO대표로 뉴라운드 NGO심포지엄에 참가 중인 WTO범국민연대 등 민간대표단 30여명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오후 7시부터 시애틀 유니버설리스트교에서 '쌀의 날' 행사를 가졌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일본.베트남 등과 공동으로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1백여명의 미국인들도 참석, 이색적인 한국음식을 맛보고 풍물놀이 등도 구경했다.

전통음식이 전시되고 시식행사가 끝난 뒤 각국의 농업현실을 소개하는 슬라이드가 상영되고 각국 패널간의 토론도 진지하게 이뤄졌다.

강춘성 농민단체연합회장은 "무조건 농업을 사수하거나 시장개방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며 "개방화의 물결을 되돌릴 수 없지만 산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힘으로만 밀어붙이는 협상에는 반대한다" 고 강조했다.

서울에서 공수해간 막걸리 다섯 상자가 순식간에 동이 나는 등 흥겨운 분위기 속에 행사 참가자들은 한국이 왜 쌀에 집착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겠다는 모습을 보였다.

장원석 WTO 범국민연대 집행위원장은 "농산물 개방문제가 현안이 돼있는 만큼 음식문화가 같은 나라끼리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심정으로 농산물 시장개방반대 결의를 다짐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고 말했다.

시애틀〓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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