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인 '옷 정국' 신당 '안절부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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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옷 로비 사건 같은 정국 현안에 대해서도 신당이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히고 대처해야 한다. 선관위에 등록까지 했으면 사실상의 정당 아니냐" (李昌馥고문), "국민회의가 있는데 왜 신당이 나서나. 신당은 아직 자생력도, 대응능력도 떨어진다" (柳在乾부위원장). '옷 로비 사건'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여권이 추진 중인 '새 천년 민주신당' (가칭)내부에서도 정국수습 방안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영입인사들이 비교적 적극적 역할론을 개진하는데 비해 국민회의측 인사들은 소극적이다. 李고문은 민주개혁국민연합 상임대표이고 柳부위원장은 국민회의 부총재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외부에는 "신당은 깨끗한 이미지로 남아야 하는데 진흙탕 싸움에 발을 들여놓을 필요가 없다" 고 말한다. 물론 이같은 측면도 있지만 여권 내부의 주도권을 국민회의가 잡고있는 현실을 부인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이러다 보니 신당에 대한 관심이 모여지지 않는다는데 있다.

정국현안에 치여 신당의 분위기도 뜨지 않고, 창당일정마저 헝클어지고 있다. 신당관계자는 "창당까지 한달 반 밖에 안 남았고, 당장 지구당 창당대회를 열어야 하지만 정국은 얽혀있고 선거구제도 확정되지 않았다" 며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이들의 원망은 옷 로비 사건을 풀어나가는 여권의 대처자세에 집중되고 있다.

"처음부터 솔직하게 얘기했으면 됐을 문제를 질질 끄는 과정에서 오히려 키워놓았다" (柳三男통일안보위원장) "과감히 도려낼 것은 도려내야 한다. 내부의 자성이 필요한 시점" (李仁榮준비위원)이라며 그동안의 은폐.축소 지향적 태도를 비판했다.

이와 관련, 신당이 독자적 목소리를 내려면 우선 내부의 활발한 토론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정국현안에 대한 '정면돌파' 주장이 학생운동권 출신의 '386세대' 를 중심으로 일고 있지만, 아직 지도부에까지 전달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9일 오전 열린 부위원장.실행위원 첫 회의는 "정국현안에 대한 문제는 당(국민회의)에서 활발한 토의를 하고 왔다" 는 이만섭(李萬燮)공동위원장의 간단한 언급만 있었을 뿐 현안에 대한 토의는 아예 안건에도 잡히지 못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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