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계 인기학과 합격선 높아질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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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자연계(이과)수험생들이 올해 수능시험을 인문계열에 응시한 뒤 대학이나 학과는 다시 자연계열로 지망(교차지원)하는 현상이 올해도 극심해져 의예.한의예과 등 자연계 인기학과 합격선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전망은 올해 수능시험에서 성적을 높이기 위해 인문계열로 응시한 자연계 출신 수험생들이 인문계열 전체 응시자 1백명 중 8명이 넘는 등 계열 교차응시 현상이 극심했던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사설입시기관인 중앙교육진흥연구소는 23일 올해 수능시험 가채점 결과와 지난 1학기 실시한 수능 모의고사를 비교한 결과 올해 응시자 86만6천3백3명 중 계열을 바꿔 응시한 수험생은 13.7%(11만8천8백57명)였으며, 특히 인문계열 응시자(44만9천8백15명)의 8.6%(3만8천8백19명)가 자연계열 출신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인문계열 응시자 중 6.4%(2만8천6백53명)는 예체능계열 출신자였고, 자연계열 응시자(30만1천72명) 중 인문계 출신은 3.74%(1만1천2백60명), 예체능출신자는 1.1%(3천1백91명)로 각각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계열을 바꿔 응시하는 현상은 수험생들이 까다롭게 여기는 수리탐구Ⅰ 영역의 출제 범위가 자연계는 공통수학.수학Ⅰ.Ⅱ인 반면 인문계는 공통수학.수학Ⅰ, 예체능계는 공통수학으로 좁아지기 때문. '자연계 출신자들은 출제 범위가 좁은 인문계열로 응시해 점수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교차지원이 허용되는 대학의 자연계열 학과 합격선은 지난해에 비해 1~4점 정도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교육진흥연구소 김영일 이사는 "교차지원을 허용하는 대학이 지난해 1백40개 대학에서 1백70개로 늘어났기 때문에 자연계열 출신자들이 인문계열로 수능시험을 보고, 다시 자연계열 학과에 지원하려는 경향이 나타났다" 고 분석했다.

그는 또 "3백80점 이상을 받은 자연계 수능 응시자 가운데 일부가 인문계 인기학과로 교차지원할 가능성도 커 법학.경영.경제학과 합격선도 다소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고 덧붙였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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