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뱅이 '@' 라틴어 'ad'서 유래…伊선 달팽이라 불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제 전자우편 주소는요, shinna에 골뱅이 표시하시고…. " 우리가 흔히 '골뱅이' '돼지꼬리' 라 부르는 @.컴퓨터가 지금처럼 널리 쓰이기 전에는 뭐라 불러야 할지 난감하게 만들던 기호다.

그런데 이 기호가 전자우편 주소에 어김없이 쓰이면서 디지털시대 상징처럼 떠올랐다. 흥미로운 점은 나라마다 @를 부르는 이름이 가지가지라는 것. 남아프리카에서는 원숭이꼬리, 이탈리아에서는 달팽이, 중국에선 생쥐라고 한다.

@의 역사는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에 실린 기사에 따르면 @는 미국의 컴퓨터 프로그래머 레이 톰린슨이 71년 전자우편을 개발하며 처음 사용했다고 한다.

전자우편에서 발신자 이름과 위치를 구분해 보겠다는 발상에서였다. 하지만 @라는 기호의 역사는 이보다 더 거슬러 올라간다.

8세기 무렵부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며 영어로 치면 'to' 'at' 에 해당하는 라틴어 전치사 'ad' 를 줄인 것이다.

당시에는 양피지가 워낙 귀해 한 글자라도 생략해 보려고 ad를 표기할 때 a를 먼저 쓰고 d를 겹쳐 써 지금의 모양을 고안해 냈다는 설이 유력하다.

역사로 따지자면 영국의 파운드화 표시보다 훨씬 오래됐다는 것. 또 미국의 초대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편지에도 @가 등장한다.

잉크와 종이 등을 보급해달라는 송장에 '단위당 가격' 이란 의미로 빈번히 사용됐다. 이후 타자기가 발명되며 @는 자판 모양에 따라 사용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했다.

하지만 '매년 수십억개의 전자우편이 오가는 인터넷시대에 @란 배달꾼의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홍수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