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를 넘어 대결에서 대안으로] 17. 로버트 로손 英캠브리지대 교수 인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케임브리지대 로버트 로손(정치경제학.60.사진)교수는 박사학위가 없다. 케인스의 제자인 힉스에게서 배웠다. 한때 마르크스 경제학을 전공했던 그는 80년대 이후 최근에는 다국적 기업.노동경제학.가족문제 등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 영국에서 신 자유주의의 배경은.

"70년대 오일쇼크로 케인스주의적 복지국가에 대한 경제적.도덕적 비판이 제기됐다. 즉 정부 규제가 도덕적 해이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이 주장이 호소력을 가지면서 하이에크와 과거 복지국가의 중간을 선택한 토니 블레어의 '제3의 길' 이 나타났다. "

- 대처의 정책이 경제회복에 기여하지 않았는가.

"경제대국의 자존심을 자극해 국제경쟁력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위기감을 조성한 것은 성공했다. 그러나 과도한 긴축정책으로 산업기반을 파괴했다. 말로는 복지국가 개혁을 외쳤지만 실제로 한 것이 없다. "

- 많은 나라가 신 자유주의를 받아들인 이유는.

"그 이전 체제에 문제가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후진국이 이를 선호한 것은 민족주의 퇴조와 관계가 있다. 민족주의는 개입주의적 체제였기 때문이다. 또 많은 엘리트가 미국의 영향 속에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금융의 압력을 받으면서도 그런 체제로 몰고간 것은 이를 통해 이득을 보기 때문이다. 결국 대포 대신 다자간 투자협정 등 '자발적' 인 방법으로 강대국의 이익을 실현하고 있다. "

- '제3의 길' 이 대안이 될 수 있나.

" '제3의 길' 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라 항상 모색돼 왔던 것이다. 경제문제보다 더욱 걱정해야 하는 것은 가족제도를 비롯한 사회적 틀의 붕괴다. 오늘날 유럽은 미혼모.홈리스 등이 가장 심각한 문제다. 21세기 중요한 과제는 인간관계를 상품관계로 추상화함으로써 야기된 도덕과 사회적 균형의 상실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공동체와 시민사회를 어떻게 부활하느냐다. 그러나 토니 블레어는 이에 대한 전망이 없다. "

케임브리지〓심지연 교수(경남대.정치학)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