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총장·총무 연쇄회담] 정국 해법 줄다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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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여야는 국회 파행 10일째인 12일 국회 정상화를 위한 교섭창구를 의욕적으로 가동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국민회의 총재단 회의의 "정형근 의원 처리문제와 예결위원장 선정 문제는 협상 대상이 아니다" 는 선언에 한나라당이 "협상 여지를 봉쇄했다" 며 반발, 난항을 겪었다.

다만 주말 접촉에서 여당이 ▶鄭의원 처리를 양보하고▶선거법을 단독처리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야당측이 언론장악 국정조사에 융통성을 두는 선에서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 총무회담〓이날 오전 11시 국회 귀빈식당.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총무는 국민회의 박상천(朴相千).자민련 이긍규(李肯珪)총무와의 악수를 거부하며 "나는 여당 총무들과 멀찌감치 떨어져 있겠다" 며 의자를 옮겼다.

이부영 총무는 곧바로 국민회의 총재단 회의 발표내용을 문제삼아 "여당이 국회를 파국으로 몰고가려 한다" 고 목소리를 높였고 朴총무는 "총무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이부영 총무가 "선거법을 단독처리하지 않겠다고 왜 대통령이 말하지 못하느냐" 고 여당을 다그쳤다.

朴총무는 "아직 선거법 협상이 시작도 안된 상태에서 야당 요구를 들어달라는 것은 대통령보고 '항복선언' 을 하라는 것과 마찬가지" 라며 반박했다.

이부영 총무가 수용 기미를 보이지 않자 朴총무는 "오후에 여야 3역회담을 갖자" 고 제안했지만 李총무는 "이런 상황에선 소용없다" 며 자리를 박찼다.

회담이 끝난 뒤 朴총무는 "주말에도 계속 야당총무를 설득하겠다" 고 했으며 이부영 총무는 "선거법을 단독처리 않겠다는 대통령 약속만이 막힌 정국을 푸는 만능키" 라며 여지를 두었다.

◇ 여야 총장 접촉〓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총장과 한나라당 하순봉(河舜鳳)총장은 11일 조찬을 함께 했다. 양측은 이후 전화통화도 여러차례 했다.

양측에선 "韓총장이 '선거법을 단독처리 않을테니 한나라당도 어서 안을 내라' 고 했고, 河총장이 국정조사 대상과 명칭에 대해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는 말이 동시에 나왔다.

河총장은 그러나 "여권의 정형근 의원 사법처리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 갑자기 협상의 복병으로 등장했다" 고 말했다.

이상렬.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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